16세기 英 여왕의 지령 "향신료를 밀수하라"

    입력 : 2016.10.21 22:50

    '밀수 이야기'
    밀수 이야기ㅣ사이먼 하비 지음ㅣ김후 옮김ㅣ예문아카이브ㅣ516쪽ㅣ2만원

    나폴레옹 1세는 1811년 영국의 밀수꾼들을 위해 프랑스 그라블린에 '밀수 도시'를 세워줬다. 영국 금화 기니를 몰래 사들여 자신의 용병들에게 지급하기 위해서였다. 1568년 잉글랜드 여왕 엘리자베스 1세는 세계 일주 항해를 시작하려는 프랜시스 드레이크에게 스페인의 향신료를 밀수해오라고 은밀히 명했다. 밀수가 개인의 일탈을 넘어 국가가 주도한 '합법적 위법'이었단 얘기다.

    15세기 대항해 시대부터 21세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밀수를 내비게이션 삼아 문명의 확산과 패권의 향방을 추적한다. 18세기 계몽주의, 소련 체제를 비판한 소설 '닥터 지바고', 조선 말기 중국서 건너온 천주교 등 사상과 문화도 한땐 밀수품이었다. 생존을 위해 밀수에 뛰어들었던 식민지 이주민들, 마약 밀매의 수익으로 진귀한 예술품을 수집했던 남아메리카 중개인 등 수많은 밀수꾼의 뒷얘기도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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