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낭만은 사절… 인간은 누구나 혼자니까

    입력 : 2016.12.23 22:55

    '미스터리 서점의 크리스마스 이야기'
    미스터리 서점의 크리스마스 이야기|에드 맥베인 외 지음|이리나 옮김|북스피어|400쪽|1만3800원

    "꼬마야 기억해. 우리 모두는 머잖아 산타가 죽는 것을 경험한단다."

    집에 침입한 산타가 엄마가 휘두른 가위에 어깻죽지를 찔린다. 엄마는 고꾸라진 산타 위에 올라타 등을 찍고 또 찍으며 피칠갑이 된다. 미국 뉴욕의 '미스터리 서점'에 들른 여덟 살 꼬마 맥스는 열심히 살인 목격담을 털어놓지만 누구도 쉽게 믿지 않는다. 히치콕의 영화 '새' 각본을 쓴 에드 맥베인은 단편 '엄마가 산타클로스 아저씨를 죽였어요'의 마지막 부분에 이렇게 썼다. "그러나 오늘 죽은 사람이 산타가 아니라는 사실을 누가 어린 맥스에게 말해줄 수 있을까?"

    낭만은 사절한다. 인간은 누구나 혼자이고, 미스터리한 존재이므로. 1979년 맨해튼에 세워져 지금도 영업 중인 추리소설 전문 동네 책방 '미스터리 서점'을 들여다보자. 몇 년째 영업 부진에 시달리던 점장 오토 펜즐러(74)씨는 일종의 고객 사은 마케팅을 진행했다. 친한 추리소설 작가들에게 매년 단편 소설을 부탁해 소책자로 제작한 것이다. 소설의 조건은 세 가지. 장르는 미스터리, 시간은 크리스마스 시즌, 공간은 미스터리 서점일 것. 그렇게 17년간 모인 이야기 17편이 번듯한 책으로 탄생했다.

    추리소설이긴 하나, 유명 작가의 미공개 원고 도둑('이보다 더 어두울 순 없다') 혹은 셜록 홈스의 실루엣이 새겨진 구리 책갈피 절도('녹슨 책갈피 도난사건') 등 줄거리가 난해하지 않아 가독성이 높다. 그러니 크리스마스에 혼자라고 서러워 말 것.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인간은 누구나 혼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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