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하라, 1970 文學

    입력 : 2017.02.15 01:14

    오규원 시집·김승옥 산문집 복간

    오규원, 김승옥
    오규원, 김승옥

    1970년대 문학이 되돌아오고 있다. 오규원 시인(1941~2007)이 1971년에 낸 첫 시집 '분명한 사건'이 문학과지성사에서 재출간됐고, 소설가 김승옥이 1977년 낸 유일한 산문집 '뜬 세상에 살기에'가 예담출판사에서 복간됐다.

    오규원의 시집은 일찍이 언어 탐구의 전위(前衛)였기에 오늘날 젊은 실험시의 뿌리를 재조명하게 한다. 김승옥의 산문집은 4·19혁명에서부터 산업화 시대에 이르기까지 문단과 사회의 풍속도를 지금 읽어도 세련된 감성적 문체로 묘사했기에 되살아났다.

    오규원 시인의 첫 시집은 올해로 그의 10주기를 맞아 46년 만에 부활했다. 시인이 말년에 찍은 사진에 산문을 곁들인 책 '무릉의 저녁'(눈빛)이 최근 출간된 것과 맞물렸다. 오 시인은 젊은 날에 쓴 시 '그 마을의 주소'를 통해 '그 마을의 주소는 햇빛 속이다/ 바람뿐인 빈 들을 부둥켜안고/ 허우적 거리다가/ 사지가 비틀린 햇빛의 통증이/ 길마다 널려 있는/ 논밭 사이다'라고 노래했다. 말년에도 시인은 빛의 예술인 사진을 통해 사실적이면서도 그 너머를 암시하는 세계의 이미지를 포착하려고 했다. 그는 "나무가 잎의 앞쪽 면에 빛이라는 이름의 광명을 위하여 뒤쪽 면에 어둠이라는 이름의 암흑을 기르듯, 모든 존재는 빛을 위해 어둠의 가치를 동시에 생산한다"고 했다.

    소설가 김승옥은 1960년대 한국 문학에 '감수성의 혁명'을 일으킨 작가였다. 대표작으론 단편 '무진기행(霧津紀行)이 꼽힌다. 그는 1977년 지식산업사에서 낸 산문집 '뜬 세상에 살기에'에 수록한 글을 통해 1963년 '무진기행'을 월간 '사상계'에 발표하게 된 일화를 들려줬다. 그는 동인지 '산문시대'를 함께 만든 평론가 김현과 시인 최하림에게 먼저 '무진기행' 원고를 읽어줬다고 한다. "별로 좋은 것 같지 않다. 발표하지 않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악평을 들었다. 김승옥은 '사상계'에 약속을 지키기 위해 일단 원고를 보낸 뒤 되돌려 달라는 편지를 보냈다. 원고를 찢어버리려고 했다. 그러나 '사상계'에 근무한 소설가 한남철이 작가의 요청을 무시한 채 게재한 덕분에 명작 '무진기행'이 살아남았다.

    김승옥의 중·단편 소설 전집은 서점에 남아 있지만, 유일한 산문집 '뜬 세상에 살기에'는 절판된 지 오래됐다. 그러나 예담출판사는 헌책방을 통해 책을 입수한 뒤 이번에 개정판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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