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보 등 7인의 성찰… 病의 의미는 무엇인가

    입력 : 2017.02.18 00:30

    병중사색 책 사진
    병중사색

    강민구 지음 | 한국고전번역원
    280쪽 | 1만2000원


    "병을 앓느라 잠을 이룰 수가 없어서/ 뜬눈으로 지새는 가을밤 길기도 하네." 15세기 문인 서거정은 시 '병중(病中)'에서 병상의 고립감을 토로한다. 그 적막함 속에서 '나는 누구인가?'라는 근본적 물음을 던진다. "내 스스로 본성을 잘 기를 수 있으니/ 누가 나를 두고 좋지 못하다고 말하랴."

    이 책은 고려의 이규보·이색에서부터 조선의 권근·김종직·신흠까지 옛 문인 7명이 병을 겪으면서 쓴 한시를 뽑아 해설했다. 그들은 열악한 의료 환경 속에서 고생하면서도 '병이 내게 주는 의미는 무엇일까' 같은 근원적 문제를 고민하고 성찰하는 경지에 이른다. '정치인으로서 무능력했기에 하늘이 벌을 내린 것'(권근)이라는 자책과, '병 걸린 것쯤으로 천명이 궁해지진 않는다'(이식)는 의연함도 드러난다. 시련의 시간이 오히려 자신의 내면을 업그레이드하는 기회가 됐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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