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레터] 루스벨트의 편지, 싸이의 반성문

    입력 : 2017.03.18 00:22

    어수웅·Books팀장
    어수웅·Books팀장
    오늘은 우리나라에 상대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은 내용을 인용하려 합니다. 하나는 시어도어 루스벨트 미 대통령(재임:1901~1909년)이 당시 국무장관 존 헤이에게 보냈던 편지, 또 하나는 '강남스타일'로 세계적 스타가 된 싸이의 반성문(2012년 12월).

    "우리는 한국인을 위해 일본인을 방해하지 않을 것이오. 한국인들은 자기 스스로를 방어하기 위한 펀치 한 방 날리지 못했으니까."

    "8년 전에 나온 문제의 노래는 이라크 전쟁과 두 한국 여중생의 죽음에 대한 매우 감정적인 반응의 일부였습니다. (중략) 저는 이러한 언어로 인해 다른 사람에게 미친 고통에 대해서는 어떤 것이든 영원히 죄송한 마음일 것입니다."

    각각 서울대 규장각한국학대학원 김시덕 교수의 신간 '전쟁의 문헌학'(열린책들刊)과 주한 미국대사관에서 정치과장을 지냈던 데이비드 스트라우브가 펴낸 '반미주의로 보는 한국현대사'(산처럼刊)에서 재인용한 구절입니다.

    이 두 문장을 읽고 반미감정만을 드높인다면, 당신은 역사에서 교훈을 얻지 못하는 '감정의 노예'일지도 모릅니다. 당시 루스벨트는 아시아에서의 러시아 확장 저지가 1차 목표였습니다. 일본이 이를 막아줄 거라 기대했죠.

    이 와중에 군사적 준비도, 저항도 없었던 한국은 안중에 없었다는 겁니다. 한마디로 '스스로 돕는 자'가 아니었다는 거죠. 우리 스스로 '자주국방'의 뜻이 없는데, 누가 우리를 도와줄까요.

    싸이의 반성문은 '강남스타일'이 예상을 넘어 전 세계에서 엄청난 흥행을 기록하면서 나왔습니다. 국제무대에서는 무명이었던 2004년의 싸이가 국내 한 공연에서 "미국인을 고통스럽게 죽여라"는 취지의 노래를 불렀던 게 뒤늦게 알려진 거죠. 'Dear America'라는 제목의 이 노래는 이라크 포로를 고문한 미군을 대상으로 하기는 하지만, 해당 군인뿐만 아니라 그 가족에 대해서까지 육두문자로 살해 의지를 발산하고 있습니다.

    구한말을 방불케 하는 한국 외교 최대의 위기라고들 합니다. '혈맹'과 '반미', 그리고 그 역지사지(易地思之)를 생각해볼 수 있는 두 권의 독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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