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난, 3개월만 그리려 했는데… 23년 됐네요"

    입력 : 2017.04.13 03:02

    [23개국에 번역된 '명탐정 코난' 만화가 아오야마 고쇼 인터뷰]

    추리 좋아해 탐정 꿈꾸기도 "밤새 살인사건 트릭 짤때 행복"
    일본에서만 1억5000만부 팔려… 아직도 연필과 펜 작업 고수

    "실제 탐정이 되고 싶었을 만큼 '추리'를 사랑했어요. 작품 제목은 당연히 '셜록 홈즈'의 작가 코난 도일에서 가져왔죠."

    23년째 연재되며, 23개국에 번역된 '명탐정 코난'의 일본 만화가 아오야마 고쇼(54·山剛昌)를 이메일로 만났다. 일본에서도 인터뷰 사양하기로 이름난 '골방의 작가'. 한국 언론과의 인터뷰도 처음이다. 마침 올해는 그의 이름을 내걸고 2007년 고향 돗토리현 호쿠에이(北榮) 마을에 세운 '코난 박물관'의 10주년이기도 하다.

    도쿄 작업실의 아오야마 고쇼.
    도쿄 작업실의 아오야마 고쇼. 1994년 출발한‘명탐정 코난’속 꼬마 탐정은 여전히 그의 펜 끝에서 사건 현장을 누비고 있다. /아오야마 고쇼·쇼가쿠칸
    "범인은 바로 당신이야!"라는 대사로 유명한 이 작품의 시작은 1994년 일본 만화 주간지 '소년 선데이'. 미제(謎題) 살인 사건을 척척 해결하던 고교생 명탐정 신이치가 악당이 준 정체불명 알약을 먹고 여덟 살 초등생으로 몸이 줄었다는 설정이었다. 살인 사건과 트릭이라는 추리물 특유의 장치가 만화라는 장르와 절묘하게 결합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일본에서만 1억5000만부가 팔려 나갔다. 한국에는 1996년 처음 번역됐고, 지난달 제 91권이 나왔다. 애니메이션 채널 '투니버스'에서도 14번째 시리즈가 방송되고 있다. 처음에는 출판 만화가 아니라 애니메이션을 꿈꿨다는 작가는 "지금도 내 만화가 방송·영화용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됐을 때가 가장 기분 좋다"고 했다. 여름방학마다 개봉하는 극장판 애니메이션 '명탐정 코난'은 벌써 21편이 제작됐다. 연작(連作)의 대명사인 '007 시리즈'의 24편에 버금가는 수치다. 여섯 살이던 1969년부터 직업 만화가를 꿈꿨다고 했다. "영화사 도에이(東映)가 제작한 애니메이션 '장화 신은 고양이'를 보고서 만화가가 된 미래를 상상하곤 했어요. 후에 니혼대학 미술학과로 진학하면서 '열혈만화근성회'라는 학회에 가입했죠. 만화영화에 들어가는 컷(cut)을 그리고 싶었지만, 대학 때 선배인 야노 히로유키(矢野博之)가 '돈 벌려면 애니메이터가 아니라 (종이) 만화가가 돼라' 하더군요."

    훗날 야노 히로유키는 애니메이션 '호빵맨'의 감독이 된다.

    '코난'이 출발한 1994년은 추리 만화가 전성기를 구가하던 때다. 경쟁지 '소년 매거진'에서 '소년탐정 김전일'이 인기를 끌자, '소년 선데이' 편집부는 그에게 추리물 연재를 제안한다. '3개월만 집필하자'고 시작했던 게 23년이 됐다.

    일주일 중 엿새는 도쿄 작업실에서 보낸다. "편집자와 밤새도록 살인 사건 트릭을 고민할 때가 즐겁다"고 했다. 그는 "'코난'은 단순한 추리물이 아니라 '미스터리' '로맨스' '코미디'가 한데 뒤섞인 복합 장르"라면서 "독자가 관심 가질 만한 서사적 코드가 얽혀 있어 부침 없이 사랑받는 것 같다"고 말했다.

    추리가 끝나면‘음성변조기’로 목소리를 바꿔 사건에 담긴 트릭을 밝힌다.
    추리가 끝나면‘음성변조기’로 목소리를 바꿔 사건에 담긴 트릭을 밝힌다. /투니버스
    디지털 세상이지만, 여전히 아날로그 방식으로 작업한다. 연필로 밑그림을 그리고, 검정 밀리펜으로 덧그림을 그린다. 만화가를 꿈꾸는 후배들에게도 구체적인 충고를 잊지 않았다. "오랜 집필로 손목이 아파 지금은 'G펜'(만화가들이 즐겨쓰는 펜의 한 종류) 대신 힘주지 않아도 슥슥 그려지는 '밀리펜'을 쓰고 있지요. 만화가를 꿈꾸는 사람이라면 G펜으로 그려야만 실력이 늘어요. 펜 선(線)을 다듬는 연습이 되니까요."

    '코난'의 완결(完結)은 언제쯤일까. 아오야마 고쇼는 "모르겠다"고 짧게 답했다. "추리 만화의 묘미는 '두근거림'입니다. 독자가 치밀하게 짜인 살인 사건의 진범을 쫓으면서 더 마음 졸이도록 만들고 싶어요. 이 조마조마함과 더불어 다음 '코난'을 기대하도록 만드는 두근거림까지 드린다면, 만화가로서 더할나위 없겠죠. 한국 독자들도 많이 사랑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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