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가 소설가를 인터뷰한 '이것이 나의 도끼다'

  • 뉴시스

    입력 : 2017.04.18 09:15

    '이것이 나의 도끼다'
    "모든 이야기 예술의 본령은 문학이다. 이야기가 삶에 대한 은유이자 인간을 총체적으로 규명하는 작업이라면, 인간과 삶과 세계를 한계 없이 은유해낼 수 있는 장르는 문학뿐이라고 생각한다."(정유정)

    "소설은 이야기하는 방식의 문제이고, 더 나아가 인생을 사는 문제예요. 이 세계를 어떻게 설명하느냐에 따라 인생이 달라져요. 그러면 ‘이야기하는 사람은 어떤 사람이어야 하는가’라고 물으면, 지금의 나보다 더 나은 존재여야 한다는 거죠."(김연수)

    10명의 국내외 소설가들이 출판사 은행나무의 격월간 문학잡지 '악스트(Axt)'와 가진 인터뷰 모음집 '이것이 나의 도끼다'가 출간됐다.

    정유정, 김연수를 비롯해 천명관, 공지영, 듀나, 파스칼 키냐르, 이장욱, 윤대녕, 다와다 요코, 김탁환 등 걸출한 국내외 작가 10명이 인간이자 작가로서 글과 삶, 소설 쓰기의 고통과 환희에 대해 말했다. 'Axt'는 "책은 우리 안의 얼어붙은 바다를 깨는 도끼다"라는 프란츠 카프카의 한 문장을 기치로 내세웠다. 문학이 지루하다는 편견과 지리멸렬을 권위로 삼은 상상력에 대한 저항을 표방하고 2015년 7월 창간됐다.

    특히 소설가 배수아·백가흠·정용준, 번역가 노승영으로 꾸려진 편집진들이 직접 한 명의 소설가를 인터뷰하는 기획으로 만들어진 '커버스토리'가 큰 호응을 얻었다.

    창간호를 장식했던 천명관 인터뷰에서는 소설 내부적인 담론보다는 문단이나 문학계 외부 환경에 관해 그의 가열 찬 목소리를 들어볼 수 있다. "문학은 종교가 아니다. 문학은 숭고한 신념이 필요하다기보다는 근본적으로 글을 써서 자기 생계를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라는 경험에서 나온 현실적인 충고가 아프게 다가온다.

    공지영은 "진실을 바르게 말하는 것이 지금의 사회를 그나마 덜 다치게 한다"고 강변한다.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등을 통한 정치적 발언으로 종종 시비에 휩싸인 그녀는 당당한 목소리로 한국문학과 한국정치, 여성문제와 종교 등 다각적인 문제들을 두루 짚어나간다.

    듀나는 이번 단행본을 위해 새롭게 인터뷰했다. 지난해 5호(2016년 3·4월호)에서 인터뷰어가 정체를 공개하지 않는 듀나의 신상과 익명성에만 초점을 맞춘 인터뷰를 하면서 문학계에서 논란이 일어난 바 있다.

    동료 SF작가 김보영 씨가 인터뷰어로 나선 이번 인터뷰에서 듀나는 SF소설에서의 주목할 만한 시각과 시점을 세밀하게 제시한다. 장르적인 소재를 차용한 작품을 집필하는 데에서 오는 고달픔과 애환, 과학에 입각한 사회학적인 상상력 등 사적인 것이 아닌 문학적인 내밀함을 톺아볼 수 있다.

    다와다 요코는 일본에서 태어나 독일에 거주하면서 독일어와 일본어로 작품을 쓰는 소설가다. 그녀는 익숙한 언어가 얼마나 낮선 매개체로 사람들 사이에 놓여 있는가 하는 것과 그 경계에서 누구나 이방인이 돼 가는 침잠된 세계를 줄곧 다뤄왔다. 그는 "외국어의 문장, 표현, 혹은 어떤 텍스트가 내 생각과 감정을 움직일 수 있느냐 없느냐가 내게는 더욱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372쪽, 1만5000원, 은행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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