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처럼, 그림자처럼… 15년간 佛日庵을 오갔다

    입력 : 2017.04.29 00:49

    길이 아니면 가지 말라

    길이 아니면 가지 말라

    법정 글·최순희 사진·맑고향기롭게 엮음
    책읽는섬 | 216쪽|1만4000원


    이태는 지리산 빨치산 수기 '남부군'에서 문화지도원 최문희를 "동작이 활달하고 격정적인 20대 여인"으로 회상했다. 북한의 공훈배우였던 최문희는 1952년 국군에 생포됐다. '최순희'라는 본명을 되찾은 뒤에도 살아남았다는 죄책감과 북에 두고 온 아들에 대한 그리움으로 힘겨운 시간을 보냈다.

    최순희가 마음의 평화를 되찾은 것은 불일암(佛日庵)에 머물던 법정 스님을 만나면서였다. 새벽 첫차로 부지런히 불일암을 15년간 오가며 계절마다 변하는 풍경을 카메라에 담았다. 1994년 비매품으로 나와 널리 읽히지 못했던 최순희의 사진집 '불일암 사계(四季)'에 법정 스님의 글을 더해 재출간했다. 사진에 법정 스님의 모습은 없지만 청빈하게 살았던 스님의 발자취가 느껴진다. 최순희는 수행 생활을 방해할까봐 "바람처럼, 그림자처럼" 불일암에 다녔다고 한다. 그 마음을 담은 사진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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