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긴 가죽 매만지다 보니… 어느덧 인문학자도 유연해졌다

    입력 : 2017.05.13 00:51

    공방예찬

    공방예찬

    이승원 글·사진 | 천년의상상 | 300쪽 | 1만4800원

    어린 시절 딱지나 썰매를 만들던 추억을 지닌 채 가장이 돼서는 가끔 집에서 조립 가구를 꿰맞추는 많은 한국 남자. 그들이 가슴속에 품고 있는 '로망'이 하나 있다. 그것은 비밀기지와도 같은 자기만의 공방(工房)을 하나 가지는 것! 인천대 국문과에서 강의하는 인문학자인 이 저자는 어느 날 '나무를 하러 가자'는 여인의 속삭임에 이끌려 운명처럼 공방으로 출근하다시피 하게 된다.

    공방에서 톱질과 바느질을 하면서 '이렇게 사는 게 맞는 건지' 갈팡질팡하는 동안 어느새 책상과 가방이 완성돼 있었다. "나무와 가죽을 재단하고 어루만지고 매만지다 보면 어느덧 나무는, 가죽은, 더 이상 과시용 상품이나 물건이 아니라 내 오감의 무늬를 머금은 따뜻한 친구가 된다." 세상의 속도에 휘둘리지 않고 자신만의 템포로 삶을 이끌고 나가며, 자신의 경직된 몸과 삶을 유연하게 만드는 것을 그곳에서 배울 수 있었다는 얘기다. 세상엔 평생 이렇게 사는 사람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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