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가 '마약성 최음제'였다고?

    입력 : 2017.05.13 00:41

    궁리

    정원생활자

    정원생활자

    오경아 글·그림|궁리|388쪽|1만8000원

    윈스턴 처칠 영국 총리, 토머스 제퍼슨 미국 대통령, 인상파 화가 클로드 모네. 나라도 직업도 다른 이 유명인들에게는 공통점이 있었으니, 바로 '정원사'였다는 것. 모네는 '수련'을 그리면서 직접 가꾼 정원을 화폭으로 옮겼다. 처칠이 만든 '차트웰' 정원에서는 그가 심은 사과나무가 지금도 봄이면 흰 꽃을 피운다. 미국 버지니아주에 남아 있는 제퍼슨의 저택 '몬티셀로' 주변 정원은 관광 명소다.

    정원은 천일야화처럼 다양한 이야기로 가득하다. 토마토〈사진〉는 한때 '마약성 최음제'로 오해받아 재배조차 어려웠다. 토머스 제퍼슨은 대통령 선거 유세를 하면서 자기가 키운 토마토를 한 양동이씩 먹는 퍼포먼스를 펼쳤다. 토마토가 대선 이슈였던 셈이다. 봄이면 들판을 뒤엎는 민들레로 커피를 내리기도 했다. 민들레 뿌리는 말린 뒤 갈아서 끓이면 커피 맛과 비슷하기 때문이란다. 19세기 미국에서는 민들레 뿌리가 '싸게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커피'로 소개됐다.

    토마토 일러스트

    영국 에식스 대학에서 7년 동안 조경학을 공부한 저자가 식물에 얽힌 역사, 문학, 과학을 풀어냈다. 방송작가로 일하다가 2015년에 정원학교를 차렸고, 정원에 대해 쓴 책이 벌써 7권째다. 그는 "정원은 우리 삶을 육체적, 정신적으로 치유한다"며 "정원을 산책하다 떨어진 나뭇잎 하나를 주울 때 입가에 미소가 번지듯 이 책을 읽으면서 미소 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책은 정원을 가꿀 공간도 시간도 없는 도시인들을 위한 '글자로 된 정원'인 셈이다.

    총 178꼭지, 한 꼭지당 2페이지. 이틀에 걸쳐 한 꼭지를 읽으면 딱 1년 동안 볼 분량이다. 한 꼭지 한 꼭지는 짧지만 정보와 일화가 알차게 채워졌다. 책은 바빌로니아 공중정원으로, 미국 아이비리그 대학으로, 히말라야산맥으로 독자를 안내한다.

    철학자 프랜시스 베이컨은 "전능하신 신은 정원을 가장 먼저 창조하셨다. 정원이야말로 인간의 가장 순수한 즐거움이다"라고 말했다. 그 즐거움으로의 초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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