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곡 만나러 韓中日 누볐지요"

    입력 : 2017.05.16 03:04 | 수정 : 2017.05.16 07:57

    이정식 서울문화사 대표
    정지용 시인 고향 등 답사… 저서 '가곡의 탄생' 펴내

    "곡조는 하나인데 노랫말은 세 개나 붙어 있는 가곡을 아세요?"

    이정식(63) 서울문화사 대표의 질문이다. 1979년 CBS에 평기자로 입사해 2003년부터 2009년까지 사장까지 지낸 그는 지금 우먼센스와 시사저널 등 잡지와 시사 주간지를 펴내는 출판사 CEO로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다. 그가 저서 '가곡의 탄생'(반딧불이 출판사)을 펴냈다. 우리나라 가곡의 반세기 변천사를 담은 에세이집이다.

    15일 서울 용산의 서울문화사 별관 강당에서 이정식 대표는‘그리운 금강산’을 불렀다.
    15일 서울 용산의 서울문화사 별관 강당에서 이정식 대표는‘그리운 금강산’을 불렀다. /조인원 기자
    15일 서울 용산 사무실에서 만난 그는 "가곡은 우리 시(詩)에 선율을 붙인 아름다운 노래지만 설명할 수 있는 자료가 너무 없어 총대를 멨다"고 했다. "'고향에 고향에 돌아와도 그리던 고향은 아니러뇨'라고 읊조리는 가곡 '고향'은 정지용의 시 '고향'에 채동선이 곡을 붙인 거예요. 그런데 이 '고향'은 사람들 뇌리에서 잊혔죠. 정지용이 6·25 이후 월북자로 몰리면서 금지됐기 때문이에요." 이 대표는 "그후 이 곡은 '꽃피는 봄 사월 돌아오면'으로 시작하는 박화목 시 '망향'과 '그리워 그리워 찾아와도'로 부르는 이은상 시 '그리워'의 곡조로 널리 불렸다"고 했다.

    이 대표는 2010년 청주대 신방과 객원교수로 가면서 가곡책 집필에 몰두했다. 팩트(fact·사실)를 좇는 언론인답게 그해 5월 정지용 고향인 옥천을 시작으로 북으로는 중국 지린성 룽징, 남으로는 일본 교토와 제주를 누볐다.

    "가곡엔 일제강점기부터 6·25를 거쳐 남북 분단으로 신음한 한민족의 역사가 스며 있다"고 그는 말했다. "정지용이 일본 유학 전 쓴 시 '향수'는 고향에 대한 애틋함을 품고 있어요. 유학을 다녀와 식민지가 된 고향을 목도하고 쓴 시 '고향'은 암울하죠. 거기에 채동선이 곡을 붙였으니 같은 곡인데도 '망향'을 부를 때와는 분위기가 달라요."

    아마추어 성악가이기도 한 그는 '애창 가곡' 1~3집 등 음반도 냈다. 퇴근길 자동차 안에서 연습한다. 대한항공 기내 프로그램 가곡 목록엔 2009년 그가 부른 '그리운 마음'이 실려 있다. 다음 달 3일 오후 3시 서울문화사 별관 강당에서 그는 '가곡의 탄생' 북 콘서트를 연다. 소프라노 이현정, 바리톤 석상근, 테너 이정원 등 성악가 11명이 가곡 10여곡을 부르고, 이 대표는 한돌이 작사·작곡한 '독도의 사랑'을 선보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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