퓰리처상 '미국의 반지성주의' 국내 번역 출간

  • 뉴시스

    입력 : 2017.05.18 10:06

    '미국의 반지성주의', 책
    "정치에 관심이 많은 근본주의자를 극우로 이끄는 것은 단순한 기회주의가 아니다. 근본주의자들도 다른 이들 못지않게 자신들이 폭넓은 세계관을 지녔다고 여기는 경향이 강하며, 종교적 반감과 정치적 반감을 결합할 수 있을 때 더 큰 만족감을 느낀다. 그들은 언뜻 보기에 서로 무관한 적의를 하나로 결합해서 상승작용을 하게 만드는 능력을 발전시켰다."(191∼192쪽)

    "숙련과 지성은 결정을 내리거나 관리하는 권한에서 완전하게 소외되었던 것이다. 공공생활에서 지성의 지위는 유감스럽게도 교육이나 훈련에 대한 젠틀맨의 시각에 의존하게 되었고, 따라서 그들의 정치적 명운과 밀접하게 연결되어왔다. 19세기 미국에서 지성은 결국 존재 가치를 잃어버렸다."(240쪽)

    미국의 저명한 역사가 리처드 호프스태터(1916~1970)가 쓴 '미국의 반지성주의'가 국내 번역 출간됐다. 1964년도 퓰리처상 넌픽션 부문 수상작이다.

    호프스태터는 미국의 반지식인 전통의 저류에는 복음주의 신앙에 입각한 민중의 반권위주의적 심성이 있다는 것, 그 핵심에는 지식을 독점하는 엘리트에 대한 뿌리깊은 반감이 자리잡고 있음을 지적한다. 1952년, 매카시즘의 광풍 속에 치러진 대통령 선거에선 아이젠하워가 압승했다. 이로써 미국 사회가 지식인을 거부한 것으로 이해됐다. 이런 분위기는 미국 사회 전반으로 확산돼 '반지성적'이라는 말은 미국인들이 자기평가에 사용하는 가장 중요한 형용어가 됐다.

    호프스태터는 이런 정치적·지적 상황에 촉발돼 ‘반지성주의’라는 개념을 축으로 미국사를 되짚는다. 청교도주의와 건국의 정신을 재검토하고 18세기 중반 식민지 아메리카에 확산된 신앙부흥운동에서 20세기 후반의 빌리 그레이엄에 이르는 계보, ‘전문가’의 등용을 둘러싼 지식인과 정치의 갈등, 경제계에 스며든 실용주의, 존 듀이의 교육사상, 마크 트웨인이나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문학 등을 자세히 살핀다.

    저자는 책에서 미국의 이런 정신 풍토를 비판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지식인이란 무엇이고 지식인은 민주주의의 실현에 기여할 힘이 될 수 있는지 묻는다. 유강은 옮김, 680쪽, 3만5000원, 고유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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