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였던 남자와 타임머신을 타다

    입력 : 2017.06.10 00:55

    하인라인 판타지

    하인라인 판타지

    로버트 A 하인라인 소설집|조호근 옮김
    시공사|716쪽|1만8000원


    SF 소설의 거장 로버트 A 하인라인(1907~1988) 탄생 110주년을 맞아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단편집. 데뷔작을 낸 1939년부터 1959년의 작품 8편을 골랐다. SF 소설로 주류 문단에서도 인정받은 작가답게, 과학은 물론 정치·문화·종교까지 담아내며 문학적 깊이를 확보한다.

    대표작 '너희 모든 좀비들은'을 보자. 웬 뾰족한 남자가 술집에 들어선다. 직업 작가. 별명 미혼모. 주인공인 바텐더가 그에게 말을 건다. 알고 보니 그는 원래 여자였고, 성전환 수술을 당했으며, 한때 사랑(증오)했던 한 남자를 잊지 못하고 있다. 바텐더는 남자와 함께 남자의 옛 연인을 찾아 타임머신을 탄다. 유머러스하면서도 촘촘한 과학적 설계를 통해 SF적 반전을 쟁취한 이 단편은 영화 '타임 패러독스'로도 제작됐다.

    장르를 초월하는 작품도 여럿. 그 어떤 과학 지식도 등장하지 않는 수록작 '그들은'을 보자. 정신병원에 갇힌 남자. 자신이 모종의 음모에 휘말려 있으며, 지구상에 소통 가능한 인간이 한 명도 없다고 확신한다. 인간은 왜 외로운가? 동족이 있다면 이토록 외로울 수 있는가? 이 처절한 질문 앞에 반전이 기다리고 있다.

    SF 소설계 노벨상인 휴고상을 네 번 받았고, 미국 SF작가협회 '그랜드 마스터상' 첫 수상자. 이 책은 그런 저자를 기리는 5권짜리 '걸작선' 중 하나다. 첨단 세계에서 보는 반세기 전 상상력이 다소 평면적일 수 있으나, 저자의 말을 기억토록 하자. "SF는 그것이 품고 있는 가장 기본적인 명제로 인해 인간을 치유한다. 세계는 변화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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