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보는 그때 그 도서 '책책책, 책을 읽읍시다'

지정도서로 선정된 책들은 방송이 되자마자 베스트 셀러를 장악하며 전국적으로 독서 열풍을 일으켰다.
예능에서 '책'이라는 소재가 주는 무거움을 김용만, 유재석이라는 개그맨 MC가 재치있게 풀어내면서 프로그램은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 북스조선

    입력 : 2017.06.19 17:37

    최근 인문학과 결합한 예능이 늘어나고 있다. '삼포 세대', '헬조선'이라는 말이 흔하게 쓰이는 요즘, 인문학 예능이 주는 잔잔하고도 묵직한 위로가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은 아닐까? 그동안 많은 인문학 예능이 있었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대중적으로 성공한 프로그램은 MBC 느낌표의 '책책책, 책을 읽읍시다!'이다.

    느낌표 '책책책, 책을 읽읍시다'의 한 장면
    느낌표 '책책책, 책을 읽읍시다'의 한 장면

    '책책책, 책을 읽읍시다!'는 도서를 한 권 선정하여 홍보하고 이에 따른 판매 수익금을 기부하는 형식의 공익성 예능 프로그램이었다.
    당시에 지정도서로 선정된 책들은 방송이 되자마자 베스트 셀러를 장악하며 전국적인 독서 열풍을 일으켰다. 기존 예능에서 잘 다루지 않았던 '책'이라는 무거운 소재를 김용만, 유재석이라는 MC가 재치있게 풀어내면서 재미와 감동을 동시에 충족시키는 프로그램이 됐다.

    그렇다면 시청자들을 사로잡은 '책책책, 책을 읽읍시다!'에서는 어떤 책들을 소개했을까?
    총 25권의 선정도서 중에서 방영 시기인 2002년 베스트 셀러를 휩쓸었던 4권을 뽑아봤다. (참고:교보문고 2002년 베스트셀러)

    아홉살 인생 | 위기철  지음 | 청년사 | 264쪽 | 9800원
    '아홉살 인생'은 1960년대 산동네를 배경으로 아홉 살의 주인공 여민이가 바라보는 삶의 모습을 그린다. 아홉 살짜리의 시각으로 바라본 세상이지만 순수한 눈으로 바라본 세상이기에 더욱 우리에게 진정한 삶에 관해 이야기 해주고 있다. 아들을 그리워하며 외롭게 집을 지키고 있는 토굴할매, 짝사랑의 열병에 끙끙대며 앓고 있는 골방 철학자, 미래의 짜장면 박사를 꿈꾸는 검은 제비 등의 인물들에게서 진한 감동과 웃음을 느낄 수 있다. 책의 인기에 힘입어 2004년에는 영화로도 제작되어 호평을 받았다.

    봉순이 언니 | 공지영 지음 | 해냄 | 304쪽 | 1만4000원
    '아홉살 인생'이 아홉 살 아이의 눈에 비친 세상이었다면 봉순이 언니는 5살의 나, 주인공 짱아가 바라본 '봉순이 언니'의 굴곡진 삶에 대한 이야기다. 공지영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봉순이 언니'는 지금까지 160만 부 이상 판매되어 독자에게 사랑을 받았다. 어린 짱아의 눈에도 결코 쉽지 않았던 봉순이 언니의 삶이지만 결코 희망을 잃지 않는 봉순이 언니의 일생이 그려진다.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 박완서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343쪽 | 1만2000원
    이 책은 박완서 자신의 경험이 담긴 자전적 소설이다. 정든 고향을 떠나 서울에 상경한 뒤 6.25 전쟁이 터지면서 가족은 비극의 소용돌이에 빠진다.
    젊은 세대가 경험하지 못한 격동의 시기가 작가의 기억을 토대로 서술되면서 당시의 암울한 현실을 생각하게 한다.

    괭이부리말 아이들 | 김중미 지음 | 창작과비평사 | 320쪽 | 9500원
    책은 인천에서 가장 오래된 빈민 지역인 괭이부리말에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가난한 피난민들이 모여 사는 마을에는 각자의 슬픈 현실을 안고 살아가는 아이들과 어른들이 있다. 그들은 절망 속에서도 서로를 위로한다. 점점 마음의 상처는 치료되고 다시 희망을 꿈꾼다.

    선정도서들은 대부분 암울했던 시대에 각자의 방식으로 고난을 이겨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일부에서는 책 선정 기준에 대해 논란도 있었지만, 프로그램이 사회에 미친 영향은 대단했다. "책 좀 읽어라"식의 강요 없이도 예능 프로그램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독서를 생각하게 만든 것이다. 당시의 독서 열풍을 생각한다면 그 노고만큼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종영한 지 10년 넘는 세월이 흐른 지금, 사람들이 느끼는 삶의 무게는 비슷하다. 우리는 더이상 생존을 위한 삼시세끼를 걱정하지는 않지만, 정신적 박탈감, 풍요 속의 빈곤에서 오는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 마음의 힐링을 필요로하는 지금 '책책책, 책을 읽읍시다' 선정도서가 주는 희망의 메시지를 읽어보는 게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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