筆寫하고 타로점 보고… 도서전의 유쾌한 변신

    입력 : 2017.06.15 00:39

    서울국제도서전 18일까지
    저자가 책 추천, 詩 필사 이벤트
    출판사·방문객 작년의 2배 규모

    "찻잔 받침(코스터)처럼 동그란 테두리를 나선형 철사로 제본했어요. 철사 제본을 뜯기 전에는 내용을 볼 수 없죠. 미국 아티스트가 자가 출판한 '바운드리스(Boundless·무제본)'라는 책입니다. 아이러니한 제목이자 모습이죠."

    동네 책방 '비플랫폼'에서 신기한 모양의 책을 본 사람들이 스마트폰을 꺼내 사진부터 찍었다. 14일 개막한 서울국제도서전 기획 중 하나인 '서점의 시대' 현장. 고개를 돌리니 주인 없이 책만 덩그러니 놓여 있는 '무인서점'이 보인다. 알아서 돈을 내고 책을 사가는 방식. 그림책 전문 '사슴책방'에서는 360도로 펼쳐지는 그림책을 선보였다. '이상한 나라의 헌책방'에서는 책방 주인 윤성근씨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속 '모자장수'를 연상시키는 복장을 하고 책을 산 고객에게 타로점을 봐준다. 동네 책방들이 서울국제도서전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었다. 대학생 윤서현(22)씨는 "인터넷, 대형 서점에서는 구하기 어려운 외국 도서와 독립 출판물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선물 같은 공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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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일 서울국제도서전에서 서점‘이상한 나라의 헌책방’주인이 타로점을 봐 주고 있다. /대한출판문화협회
    올해 서울국제도서전의 표어는 '변신(變身)'이다. 출판사 주도 행사였던 도서전에 전국 동네 책방 20곳을 특별 초청한 것도 그 노력의 일환. 역시 올해 처음인 '필사 서점' 이벤트는 5명의 시인이 독자 사연을 읽고 각각 시 한 편을 골라주면 베껴 쓰는 체험 행사. 사전에 신청은 마감됐지만, 현장에서도 참가할 수 없느냐는 문의가 계속 이어졌다. 은유, 서민, 금정연 같은 유명 저자 21명이 독자와 30분 동안 대화를 나누고 책을 추천해주는 '독서클리닉'은 오늘(15일)부터 시작한다. 작가 1명당 독자 4명을 선정하는데 경쟁률이 수십 대 일 수준이었다. 행사를 기획한 주일우 대한출판문화협회 상무는 "책을 팔아서 수익을 올리는 차원이 아니라 도서전을 찾은 독자에게 문화로 즐길 거리를 주겠다는 취지"라고 말했다.

    내용이 바뀌어서일까, 규모도 '변신'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올해 도서전에 참가한 국내 출판사는 161곳으로 작년(84곳) 두 배 수준. 문학동네와 창비 등 대형 출판사가 다시 참여했고, 소규모 출판사 50곳을 '책의 발견전'을 통해 초청한 덕분이다. 대한출판문화협회는 "개막식인 14일 당일 도서전을 찾은 인원이 작년 2배 수준"이라고 했다. 18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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