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했던 청년 기형도… 술값 대신 건넨 '戀詩'

    입력 : 2017.06.20 01:06

    22세에 쓴 육필 원고 공개

    기형도 시인
    기형도(1960~1989·사진) 시인이 문학 청년 시절에 쓴 시가 처음 공개됐다. 현재 캐나다에 거주하는 작가 성우제씨는 지난 13일 블로그에 기형도 시인의 육필 원고를 소개했다. 성씨는 기 시인의 연세대 동창인 소설가 성석제씨의 동생으로, 국내에서 주간지 기자를 지낸 뒤 캐나다로 이주해 저술 활동을 펼치고 있다.

    가난했던 청년 기형도… 술값 대신 건넨 '戀詩'
    /성우제 블로그
    성씨는 기 시인이 1982년에 육필로 쓴 시 한 편을 블로그에 올렸다. '당신의 두 눈에/ 나지막한 등불이 켜지는/ 밤이면/ 그대여, 그것을/ 그리움이라 부르십시오'라며 시작하는 서정시다. 기 시인이 안양의 문학 청년 모임인 '수리문학회' 회원들과 회식을 한 뒤 즉흥적으로 쓴 작품이라고 한다. 성씨는 "여자 회원들이 술값을 내주면 기형도 형은 보답으로 연시(戀詩)인지 연서(戀書)인지를 써주었다"며, "나중에 가지고 오면 돈을 갚겠다고 했다던가"라고 소개했다.

    성씨가 공개한 육필 원고는 한 여성 회원이 지금껏 보관해온 것으로, 올가을 경기도 광명시에 들어설 기형도 문학관에 기증된다. 기 시인은 광명시에서 성장기를 보냈고 29세로 요절하기 전까지 살았다. 광명시는 지난해부터 총 공사비 29억5000만원을 들여 기형도 문학관을 짓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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