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은 이야기 아닌 이미지다"

    입력 : 2017.07.12 03:05 | 수정 : 2017.07.12 08:07

    윤후명 등단 50주년 맞아 소설 전집 완간 기념 간담회

    시인·소설가 윤후명(71·사진)씨가 등단 50주년을 맞아 '윤후명 소설 전집'(전 12권)을 11일 은행나무출판사에서 완간했다. 윤씨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작가는 몇 권을 쓰든, 무엇을 쓰든, 어떻게 변주하든 간에 결국 한 권의 책을 쓰는 것"이라며 "고작 이것밖에 안 되지만, 이 전집이 내 인생이라고 여러분께 보여주게 됐다"고 밝혔다.

    시인·소설가 윤후명
    /남강호 기자
    1967년 시인으로 등단한 윤씨는 1979년부터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그는 소설집 '돈황의 사랑'으로 주목을 받으며 현대문학상·이상문학상·동리문학상 등을 수상했고, 보기 드물게 서정 소설의 미학을 추구해왔다. 그는 기존 발표작 중 일부 장편을 개작하거나 흩어진 단편을 이어 중편으로 재구성해서 이번에 소설 전집을 완간했다.

    전집 12권을 한 편의 이야기로 요약한다면 주인공 '나'가 고향 강릉을 떠나 서울에서 살다가 중국 돈황을 비롯한 이역을 떠돌다 다시 '나'를 찾아 귀환하는 '길 위에 선 삶'의 여정이 된다. 모든 소설이 1인칭 화자 시점으로 전개된다. 윤씨는 "소설은 3인칭으로 현실을 다뤄야 한다는 주장도 있지만, 우리 사회에서 가장 약한 부분이 '나'를 얘기하는 것이기 때문에 나는 처음부터 1인칭을 고집했다"며 "작가가 쓴 모든 글은 자전적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윤후명 소설은 몽롱하지만 감성이 번득이는 문체로 '나'의 의식을 풀어놓고 '나'를 찾아간다는 점에서 시적(詩的)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윤씨는 "소설은 이야기라고들 하는데, 소설에는 이야기가 들어 있지만 이야기는 아니다"며 "내 소설은 어떤 이미지이고, '이미지가 메시지를 능가한다'고 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여전히 시를 쓰고 화가로도 활동 중인 윤씨는 "현대 미술에 와서 '미술에 미술이 없다'고 하듯이 소설에는 소설이 없는 것이고, 소설에서도 이미지가 중요하다"며 "요즘 아이들이 할머니의 옛날이야기를 들으려고 하지 않는데, 그 까닭은 이미지의 세계가 이야기를 능가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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