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들과 40년 우정… 詩의 부활도 이끈다

    입력 : 2017.07.14 03:04 | 수정 : 2017.07.14 09:36

    '문학과지성 시인선' 500호 돌파
    선두는 29만부 팔린 기형도 시집

    문학과지성사가 펴내는 '문학과지성 시인선'이 통권 500호를 돌파했다.

    1978년 황동규의 시집 '나는 바퀴를 보면 굴리고 싶어진다'로 첫 호를 기록한 '문지 시인선'은 4·19세대 문학을 기점으로 삼아 서정시와 실험시를 막론하고 '새로운 시적(詩的) 언어의 발명'을 내세운 시집 시리즈로 명성과 권위를 쌓아왔다. 문지 출판사(공동대표 우찬제·이광호)는 500호 돌파를 기념해 공동 시집 '내가 그대를 불렀기 때문에'를 냈다. 1990년 100호를 돌파한 뒤 100권을 넘길 때마다 기념 시집을 낸 자축(自祝) 출간이 5번째를 맞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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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지 시인선’500호 기념 시집을 엮은 평론가 이광호·우찬제·조연정씨(왼쪽부터). /김지호 기자
    문지의 공동대표인 평론가 이광호 교수(서울예대)는 "독자 여러분께 선물을 드리는 차원에서 '문지 시인선' 중 출간 10년이 넘은 스테디셀러 시집들의 시인 65명을 골라 대표작 2편씩 실어 500호 기념 시집을 묶었다"고 밝혔다. 오생근 서울대 명예교수와 젊은 평론가 조연정씨가 각각 전통과 전위의 감각을 대표해 수록할 시를 선정했다.

    '문지 시인선'은 지금껏 시인 211명의 개인 시집 492권과 선집 8권을 내왔다. 전체 시집 중 88%가 한 차례 이상 중쇄됐고, 출판사가 일방적으로 절판시킨 시집이 한 권도 없다. 공동대표인 평론가 우찬제 교수(서강대)는 "최근 성 추문 시비에 휘말린 시인이 출판사와 합의하에 잠정적으로 판매 중단 상태인 시집이 2권 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문지 시인선' 중 베스트셀러 선두는 기형도의 '입 속의 검은 잎'. 1989년 출간 이후 지금껏 82쇄(29만부)를 찍었다고 한다. 1980년대 문학을 대표하는 시집으로 꼽히는 황지우의 '새들도 세상을 뜨는구나'(63쇄), 이성복의 '뒹구는 돌은 언제 잠깨는가'(52쇄), 최승자의 '이 시대의 사랑'(46쇄)이 각각 15만부 안팎을 찍었다.

    '문지 시인선'은 시의 대중화 시대로 불린 1980년대를 이끌었을 뿐 아니라 요즘 시단(詩壇)의 부활도 주도하고 있다. 이근혜 문지 편집장은 "2007~8년엔 우리 시집 초판 부수가 1000~1500부까지 떨어졌지만, 2013년부터 2000~3000부 수준을 회복하기 시작했다"며 "고정 독자층을 확보한 젊은 시인들의 경우 시집 초판을 5000부씩 찍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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