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석영 "촛불 때문에···세상이 빨리 바뀌었다"

  • 뉴시스

    입력 : 2017.07.17 09:18

    소설가 황석영
    인터파크도서 '수인' 북잼콘서트 강연
    "우리 국민들을 믿지 못할 뻔 했다. 여기서 살기 싫었고, 멀리 나가고 싶었다. 그런데 촛불이 세상을 바꿨다. 이들은 참을 만큼 참다가 견딜 수 없게 되면 언제나 변화를 만들지 않았던가."

    소설가 황석영(77)는 지난 13일 서울 한남동 복합문화공간 북파크 카오스홀에서 열린 '제 13회 인터파크도서 '수인' 북잼콘서트' 강연 무대에서 "역사의 정체가 조금 더 갈 줄 알았는데 뜻밖에 세상이 빨리 바뀌었다"며 이 같이 말했다.

    현대사의 굴곡과 파란을 고스란히 겪은 황석영 작가는 최근 자전에세이 '수인'를 펴냈다. 유년시절부터 베트남전쟁 참전, 광주 민주항쟁, 방북과 망명, 이어진 옥살이까지 격동의 시대를 살아온 그의 생애가 담겼다. 인터파크도서 주최로 열린 이번 강연의 진행은 영화 '화차'를 연출한 변영주 감독이 맡았다.

    변 감독은 "한국 현대문학에 대한 다큐를 만든다면 오프닝 장면은 '삼포가는 길'의 장면 묘사처럼 어두운 들판에서 어딘가로 향해 멀어지는 기차로 할 것"이라며 "단순하게 말하면 대륙적, 우리에게 지평선을 끊임없이 일깨워주는 작가"라며 황 작가를 소개했다.
    '수인'을 펴낸 소감을 묻는 질문에 황 작가는 "몸에서 간이나 쓸개가 빠져나간 기분. 헛헛한 느낌"이라며 "자서전에는 1998년 석방 이후 20년의 삶은 빠졌다. 다른 나라 사람들의 자전을 보면 생의 3분의 2 분량을 담더라. 그 뒷부분은 사후에 누군가가 평전으로 기록해주리라 믿는다"고 전했다.

    "내 작품과 인생을 합치시키려는 노력을 한다면 더 좋은 글을 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자신감이 있었다. 어둠 속에 앉아있을 때에도 전혀 초조하지 않았다. '나에게 펜과 종이만 주어진다면 나는 해낸다'라는 생각이 있었다. 독자가 나를 내버려두지 않으리라 하는 믿음이 있었다."

    황 작가는 "작가로써 감당해야하는 점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며 웃었다.

    그는 "시도 때도 없이 이름을 내걸어야 하는 점이 많다. 하지만 역사와 시대라는 어려운 존재가 내 등뒤에 없었다면, 늘 나를 긴장시키지 않았다면 내가 진정성 있는 작품을 쓸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다만 "작가라서 다행인 점은 아침 잠을 잘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야행성이 강한 편인데, 출근을 안해도 되고 하고 싶은 일을 언제든 할 수 있다. 세금을 내는데 제조업으로 분류가 돼있더라. 내 몸이 공장인 셈이다. 작가는 감당할 수 없는 자유를 행사하고, 자기가 선택하는 대로 살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작가가 그런 건 아니다."

    한편 책을 통한 어울림을 의미하는 '북잼(BOOK JAM)'은 저자와 독자의 소통을 돕고자 인터파크도서가 기획한 스페셜 문화공연이다. 콘서트·토크·플레이 등 다양한 형식으로 독자를 만나고 있다. 다음 제14회 이대열 교수 초청 북잼콘서트는 8월 중 개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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