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한 권으로 떠나는 지중해 여름 휴가

    입력 : 2017.07.18 03:04

    그리스·지중해 주제로 한 문학書
    장석주 '조르바의 인생수업', 백가흠 '그리스는 달랐다' 출간

    여름을 맞아 그리스와 지중해를 향해 상상 여행을 권하는 문학서들이 나왔다.

    소설가 백가흠이 그리스 여행기를 담은 소설 '그리스는 달랐다'(난다)를 출간했고, 시인·평론가 장석주가 소설 '그리스인 조르바'를 지중해의 정신이란 관점에서 풀이한 산문집 '조르바의 인생수업'(한빛비즈)을 내놓았다.

    백가흠은 2011년 겨울과 2016년 여름 두 차례 그리스를 다녀왔다. 작가의 분신을 비롯해 그가 그리스에서 만난 여러 사람을 등장시킨 짧은 소설들을 옹기종기 모아서 조각보 같은 책을 냈다. 그는 아테네 언덕 아래를 걸으면서 고대의 시간을 느낌과 동시에 경제 위기 속에서도 평온한 현대를 호흡했다. '아침 아홉시면 태양은 이미 하늘의 정중앙에 위치해서 세상의 모든 것을 달구기 시작했고, 밤 아홉시가 되어서야 그 위력은 시들해졌다'며 지중해의 여름을 만끽했다. 포세이돈 신전이 있는 수니온을 간 뒤 쓴 소설은 밤을 맞는 지중해를 담고 있다. '바다 위에 부려진 찬란한 빛이 다른 모습으로 천천히 변해가고 있었다. 해가 지자 우리는 포세이돈의 사랑의 증표로 남은 밤하늘의 페가수스를 찾았다.'

    저 멀리 아크로폴리스가 보이는 아테네 풍경.
    저 멀리 아크로폴리스가 보이는 아테네 풍경. /백가흠

    백가흠의 소설은 여행의 낭만으로만 꾸며지지 않았다. 그는 그리스에서 취업 사기를 당하는 한국 청년들을 만났다. 현지에서 게스트 하우스를 운영하는 교민이 유령 회사를 만들어 우리 정부가 후원하는 청년 취업 알선 프로그램을 악용하고 있는 실태를 확인한 것. 청년들이 월급 150만원 중 숙식비로 90만원을 내곤 3인실에서 머물며 허드렛일이나 하고 있다는 것이다.

    백가흠은 "그리스는 모계 중심 사회"라며 그곳에서 만난 한 가족의 삶을 소개했다. "1층엔 친정어머니가, 2층엔 여동생 가족이, 3층엔 맏이인 딸 가족이 사는 식"이라는 것. 모계 중심 가족애 덕분에 그리스인들이 평온하게 산다는 게 한국적 가부장제에 비판적인 백가흠의 생각이다.

    시인 장석주는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대표작 '그리스인 조르바'를 스무 번도 더 넘게 읽었고, 2013년 그리스를 찾기도 했다. 그 단상(斷想)을 모아 산문집 '조르바의 인생수업'을 썼다. '죽기 전에 에게 해를 여행할 행운을 누리는 사람에게 복이 있다'는 소설 문장을 뽑아놓곤 "에게 해의 축복 속에서 살과 피를 만들고 이성과 마음의 부피를 키운 자의 자부심이 세월의 풍파를 견뎌내게 했다"며 영원한 자유인을 추구한 카잔차키스의 삶과 문학을 예찬했다. '정오의 태양이 뼈마디까지 즐겁게 했다. 바다 역시 태양 아래서 느긋하게 몸을 덥히고 있었다'는 소설 문장을 읽은 뒤엔 "정오에 우리는 빛의 심연 속에서 깊은 고독과 마주한다"며 정오를 사랑한 니체의 철학을 떠올렸다.

    '나는 정신의 껍질을 깨고, 인간이라는 물방울들을 실어나르며 대해(大海)로 섞여드는 저 어둡고 위험한 해협을 뚫고 나아가려는 강렬한 열망에 전력을 집중시키고 있었다'는 문장을 읽으며 장석주는 '실존적 열망'의 힘에 감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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