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滿月 걸린 산으로… 마루야마 겐지 장편소설

    입력 : 2017.07.29 01:16

    파랑새의 밤
    파랑새의 밤

    마루야마 겐지 지음|송태욱 옮김
    바다출판사|528쪽|1만6500원

    고향에 도착한 버스에서 내리자, 남자는 입었던 양복과 셔츠를 찢어 분뇨 구덩이에 처박았다. 반바지를 입고 스니커즈로 갈아 신은 뒤, 붉은 만월이 걸린 산을 올랐다. 비극적 가족사와 절연하고 출세를 위해 도쿄로 갔지만, 아내는 떠났고 회사에서 버려졌으며 곧 실명(失明)할 병에 걸린 남자. "살다가 평범한 불행은 각오했지만 이렇게까지 박살 날 줄 몰랐다."

    "사람들은 줄곧 타인의 불행에 굶주려 있다"는 걸 절감한 그는, 고향 산의 옛 집에서 홀로 취생몽사(醉生夢死)하며 영락하다 세상을 뜰 생각이었다. 그때, 누이의 참혹한 죽음에 연루된 '그 녀석'이 나타난다.

    '물의 가족' '달에 울다' 등을 쓴 일본 문단의 기인 마루야마 겐지(72)의 장편소설. 인간은 절망을 가장해 끝없이 생을 갈구하는 존재이며, 운명에 맞설 때에야 마침내 살아갈 이유를 얻게 된다고 말한다. 특유의 끈적하고 냉소적인 문체는 그대로인데, 후반부 호흡이 추리소설처럼 박진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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