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이 낯설지 않은 시대, '醜'에 압도돼

    입력 : 2017.09.07 16:07

    [하이퍼이미지] 더 어글리

    이탈리아 화가 필리포 발비(1806~1890)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테스타 아나토미카(testa anatomica·두상 해부학)'. 몸부림치는 누드 형상의 작은 사람들이 인간의 머리를 이룬다. 추(醜)의 프랙털(자기 닮음 도형)이 있다면 이런 모습일까.


    이미지 크게보기
    Wellcome Library·새터
    대학에 미학(美學)과는 있지만 추학(醜學)과는 없다. 그러나 지금 문화는 아름답지 않은 것들이 힘을 얻는다. 이제 국내에서도 저변을 넓혀가는 '좀비'도, 더 거슬러 올라가면 1980년대를 강타한 '에일리언'까지. 괴물이 낯설지 않은 시대다. 발비의 그림처럼 아름답지 않은 미술 작품에 압도되기도 한다.

    '추의 역사'를 썼던 움베르트 에코는 "미는 유한하다. 추는 무한하다. 마치 신과 같다"고 했다. 이 책의 저자는 그 신 같은 힘에 매료된 듯 보인다. 대중문화, 플라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까지 오가면서 '아름답지 않음'의 의미를 고민한다. "아름다움과 추함은 서로의 중력에 이끌려 궤도를 도는, 쌍성(雙星)과 같은 것으로 보인다." '더 어글리: 추의 문화사'(그리첸 E. 헨더슨 지음·새터 刊) 27쪽에서.
    이전 기사 다음 기사
    기사 목록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