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킹은 대중소설 작가인가

    입력 : 2017.09.14 15:01

    [books 레터]

    미국 콜로라도 로키산맥 끝자락의 스탠리 호텔 217호실에서 하룻밤을 보낸 적이 있습니다. 특별히 이 호텔, 이 방이었던 까닭이 있습니다. '이야기의 제왕' 스티븐 킹이 자신의 소설 '샤이닝'(The Shining)의 영감을 얻은 곳이라고 밝혔거든요.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동명(同名) 영화로 익숙한 분도 많을 겁니다. 폭설로 고립된 호텔에서 외로움에 미쳐가던 임시 관리인 잭 니콜슨의 섬뜩한 연기 말입니다.

    오늘 Books의 커버스토리는 스티븐 킹입니다. 9월 21일은 스티븐 킹의 70번째 생일. '이야기의 제왕'이 벌써 일흔 살이라는 것도 믿어지지 않지만, 여전히 혈기왕성한 현역이라는 사실이 더 놀랍습니다. 출판사 집계로 그의 책 판매 부수는 전 세계에서 3억5000만부. 게다가 이 노장은 거의 매일 2~3건의 트윗을 올리며 젊은 독자와도 실시간 소통합니다. 트위터 팔로어만 무려 380만명. 70세 생일을 앞두고 작가가 농담성 트윗을 올렸습니다. "70세가 되는 사람에게는 축하 퍼레이드를 해주거나 모든 걸 공짜로 주는 것 맞죠?"

    커버스토리에 함께 실은 '굿리즈 평점 톱 10'은 직접 읽은 독자가 점수를 매긴 스티븐 킹 리스트입니다. Goodreads는 회원 수 5500만명에 이르는 세계 최대의 도서 추천 소셜네트워크. 1위인 '스탠드'는 일종의 묵시록 장르죠. 국내 판매 1위 작품이 '미스터 메스세데스'인 점도 이채롭습니다. 호러가 아니라 하드보일드 탐정소설이기 때문이죠.

    흔히 킹을 '공포의 제왕'으로 좁혀 읽지만, 확언컨대 그는 '이야기의 제왕'입니다. 리스트 6위의 '11/22/63' 역시 그가 모든 이야기에 능란함을 확인시켜주는 작품. 케네디 암살의 날인 1963년 11월 22일의 미스터리를 파헤치는 이 장편은 공포는 물론, SF, 대체 역사, 로맨스, 스릴러의 종합선물세트죠.

    단지 대중소설 작가에게 웬 호들갑이냐고요? 천만에요. 킹이 전미도서상 평생공로상(2003)과 미국예술훈장(2015)으로 예술의 추인을 받았다는 알리바이 때문만은 아닙니다.

    어수웅·Books팀장
    어수웅·Books팀장
    세상에는 두 종류의 소설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소설과 좋지 않은 소설. 순문학이냐 대중문학이냐는 식의 호명이나 구분은 그다음, 아니 다음 다음 문제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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