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벌레 멘델

    입력 : 2017.09.28 15:25

    [books 레터]

    /어수웅·Books팀장
    오스트리아 출신 작가 슈테판 츠바이크(1881~1942)의 단편소설 중에 '책벌레 멘델'이 있습니다. 가상의 주인공 멘델은 전설의 애서가이자 서지학자. 전쟁이 모든 것을 망쳐버렸지만 1차 대전 이전의 멘델은 '기억력의 기적' '두 다리로 걷는 백과사전'으로 불렸습니다. 책을 찾고 싶을 때 멘델을 찾으면 언제나 OK. 책에 관해서는 무엇이든 알고 있으며, 어떤 질문이든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이었으니까요.

    이번 주 Books는 '10인의 멘델'을 소환했습니다. 제목은 '10일의 휴가, 10권의 책'. 최장 열흘이라는 추석 연휴, 하루에 한 권씩 읽어보자는 취지입니다. 단, 조건을 달았습니다. '단숨에 읽을 수 있는 책'. 물론 단순히 난이도나 가독성이 아니라 흡인력에 방점을 찍은 요청이었습니다. 10인의 탐서치(貪書痴)가 엄선한 리스트는 과장 조금 보태 '우주적 카탈로그'로 불러도 무방할 듯싶습니다. 문화심리학자 김정운은 슈테판 츠바이크의 자서전이자 회고록을 골랐습니다. 한양대 정민 교수는 18세기 조선 지식인의 일기(日記)를 읽었습니다. 추리소설 쓰는 변호사 도진기와 소설가 백영옥은 자신의 특장(特長), 각각 미스터리와 로맨스 소설입니다. 책방 주인인 시인 유희경과 최인아 대표의 선택은 시집과 여행 산문. 주경철 서울대 교수와 '82년생 김지영'의 작가 조남주의 추천은 만화입니다. 문학평론가 정여울과 작가 임경선의 선택은 각각 미술 에세이와 투병 에세이. 추석 연휴에 왜 우울한 이야기냐고 묻는 독자가 있다면 아서 프랭크의 이 담담한 투병기를 꼭 읽어보라 제안하고 싶군요.

    책이 멘델에게 베풀어주는 것은 돈이 아니라 신비였죠. 한가위, 당신에게도 그러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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