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의 이름이 바뀌었다

    입력 : 2017.10.19 14:31

    [하이퍼이미지] 우리의 이름을 기억하라

    1917년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은 근사한 선물을 받았다. 사업가 아이작 더들리 플레처가 숨지며 기증한 회화가 있었으니, 바로 프랑스 신고전주의 대가 자크-루이 다비드의 '샤를로트 뒤발 도녜의 초상'<그림>이었다. 화판을 들고 있는 젊은 여성을 그린 이 작품은 이내 미술관 최고 인기 스타로 등극했다.

    [하이퍼이미지] 우리의 이름을 기억하라
    메트로폴리탄미술관 소장

    그러나 그림은 다비드 작품이 아니었다. 1951년 미술사학자 찰스 스털링은 그림이 여성 화가 콩스탕스 샤르팡티에의 것으로 보인다는 의견을 내놓는다. 그는 "여성 작품이라면 그림의 약점이 모두 설명된다"고도 했다. '완벽한 작품'이라는 찬사를 듣던 그림은 여성 작품이라는 추정과 함께 허점투성이로 전락한다.

    그림은 여성이 그린 게 맞았다. 다만 스털링은 틀렸다. 90년대 중반 신진학자 마거릿 오펜하이머는 샤르팡티에가 아니라 마리 드니즈 빌레르라는 다른 여성 화가가 그림을 그렸다는 걸 밝혀냈다. 액자 아래 있던 다비드 이름이 지워진 후에도 그림의 인기는 변함없었다. 여전히 수많은 관람객이 미술관에 편지를 써 그림이 주는 감동을 이야기한다. 미술사가 놓친 여성 예술가 15명에 대한 에세이 '우리의 이름을 기억하라'(아트북스 刊·브리짓 퀸 지음) 85쪽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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