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 평양 기생 66명의 세밀한 풍속화

    입력 : 2017.11.23 16:41

    녹파잡기
    녹파잡기

    한재락 지음|신위 비평|안대회 옮김

    휴머니스트|240쪽|1만5000원


    "여자 가운데 맹상군(孟嘗君)이로군."

    조선 문인 신위(1769~1845)는 평양 기생 '차앵'에게 이런 평을 남겼다. 검소한 생활을 하며 주변 사람부터 챙기는 모습이 전국시대 맹상군을 닮았다는 것. '녹파잡기(綠波雜記)'는 19세기 평양 기생 66명을 취재한 책. 당시 기생의 삶과 예술, 평양 지역의 풍속에 대한 세밀한 기록이다.

    이번에 책을 번역한 안대회 성균관대 교수(한문학)가 '녹파잡기'를 처음 학계에 알린 것이 2006년. 이듬해 연세대 이가원·허경진 교수가 한글 번역본을 냈지만 이는 한재락(1780이전~?)이 쓴 본문만 번역했다는 한계가 있었다. 안 교수는 10년에 걸쳐 책에 남겨진 비평을 판독할 수 있는 판본을 찾아냈다. 그리고 평을 쓴 사람이 신위임을 확인했다. 19세기 조선 선비가 기생을 '맹상군'에 빗대고 '영웅답다'고 평가했다는 사실도 덩달아 밝혀졌다. 이번 번역으로 한재락과 신위의 2인 3각이 되살아난 것이다.
    이전 기사 다음 기사
    기사 목록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