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석남, 5년만의 시집 '꽃 밟을 일을 근심하다'

  • 뉴시스

    입력 : 2017.12.07 09:17

    시집 '꽃 밟을 일을 근심하다'
    '나는 녹는다 / 먼 옛날의 말씀이 나를 녹인다 / 나를 만들던 손은 나를 떠난 즉시 나를 잊었을 것 / 나는 소리친다 소리친다 / 누구도 듣지 않으므로/ 발밑에서 질척인다 나의 외침은 // 나의 스러짐/이것이 무엇입니까? 외침은 / 오래된 종소리와 같다'('눈사람의 스러짐' 중)

    1987년 경향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한 장석남(52) 시인의 8번째 시집 '꽃 밟을 일을 근심하다'가 출간됐다. 시집 '고요는 도망가지 말아라'(문학동네) 이후 5년 만에 펴낸 시집이다.

    장 시인은 김수영문학상, 현대문학상, 미당문학상, 김달진문학상 등 수상했으며, 현재 한양여자대학 문예창작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이번 시집에서 시인은 일상에서 정성스레 길어올린 사유와 특유의 아름다운 시어를 여전히 간직하면서도, 독특한 선적(禪的) 철학과 시적 뿌리의 탐구인 '고대'(古代)라는 새로운 화두를 선보인다. 절제된 시어로 사물의 내밀한 풍경을 그리며 감성에 호소하는 그의 시는 철학적 사유의 깊이를 보여준다. 연작 형태의 시를 즐겨 써온 시인은 이번 시집에서도 모닥불·꽃·문·모과·악기 등을 소재로 한 여러 편의 시를 선보인다.

    '나에겐 쇠 뚜드리던 피가 있나보다 / 대장간 앞을 그냥 지나칠 수 없다 / 안쪽에 풀무가 쉬고 있다 // 불이 어머니처럼 졸고 있다 / ?침침함은 미덕이니, 더 밝아지지 않기를 // 불을 모시던 풍습처럼 / 쓸모도 없는 호미를 하나 고르며 / 둘러보면, /고대의 고적한 말들 더듬더듬 걸려 있다'('대장간을 지나며' 중에서)

    '가장 근원적인 인간, 가장 인간적인 인간이란 무엇인가'에 골똘한 그가 펼치는 아늑한 서정의 순간들은 오랜 여운을 남긴다. 116쪽, 창비, 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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