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우 'DMZ' 사진집, 獨 슈타이들서 출간…韓작가 처음

  • 뉴시스

    입력 : 2017.12.08 11:25

    박종우 'DMZ
    ■파리포토·뉴욕 북스토어 런칭 주목
    26일부터 류가헌서 국내 첫 공개 전시
    출판을 예술의 경지로 승화시켰다는 평을 듣는 독일의 사진집 전문출판사 슈타이들(Steidl)이 한국 사진가의 사진집을 처음으로 제작 출판했다. 책이 제작되기도 전인 계약 단계부터 다큐멘터리 사진가 박종우의 사진집 ‘DMZ 비무장지대’가 주목받아온 이유다.

    지난 달 10일 세계 최대의 사진 행사 ‘2017 파리포토’ 개막식에서 슈타이들의 대표이자 편집인인 게르하르트 슈타이들(Gerhard Steidl)이 올해 출판한 사진집들을 공개했다. 그 중 한 권이 한국 사진가 박종우의 ‘DMZ 비무장지대’다. 파리포토에서 ‘슈타이들이 만든 올해의 사진집’ 공개에 한국 사진집이 소개된 것도, 슈타이들이 한국 사진가의 사진집을 만든것도 처음이다.

    지난 10월 도쿄 북페어에서 비공식으로 선보인 ‘DMZ 비무장지대’는 11월 프랑스 파리 파리포토와 미국 뉴욕 맨해튼 스트랜드 북스토어에서 런칭에 이어 우리나라에서는 오는 26일 오후 6시 서울 종로구 청운동 갤러리 류가헌 1, 2관서 사진 전시와 함께 처음 공개된다. 사진집의 앞·뒷표지에는 각각 북한 군인과 한국 군인이 인쇄돼 비무장지대에서 서로 대치하고 있는 남과 북을 암시한다. 심지어 실제 비무장지대의 모습처럼 남한 쪽에는 한글과 영어표기로, 북한 쪽에는 한글과 중국어표기로 책 제목이 디자인되어 있어 책을 펼치기도 전에 궁금증을 자아낸다.

    책을 펼치면, 첫 페이지에 노벨문학상 수상자이며 슈타이들의 절친한 친구였던 ‘양철북’의 저자 귄터 그라스(Gunter Grass)가 2002년에 슈타이들과 함께 비무장지대를 방문하고 남겼던 말이 에피그래프로 인쇄돼 있다. ‘이같은 군사적 긴장과 정치적 대치로 인해, 나는 DMZ의 목가적 풍경 속에서 마치 어떤 부조리극이 공연되는 극장에 와 있는 듯한 느낌을 갖게 된다.’

    책은 아홉 개의 섹션으로 구분되며, 세계적으로 유명한 슈타이들의 명저를 편집해 온 영국의 디자이너 던컨 화이트(Duncan Whyte)가 선택한, 철책처럼 뾰족뾰족한 타이포그래피와 국방색을 바탕으로 한 DMZ 지도가 각 섹션 사이를 경계 짓는다. 각 섹션은 비무장지대를 이루는 주요 구역을 세세하게 다루고 있다.

    그 안에 다큐멘터리 사진가 박종우가 때로는 날선 시선으로, 때로는 애잔한 마음으로 담아낸 150여 점의 사진들이 담겼다. 철책과 초소들, 무장군인들과 시설, 동물들과 자연 생태까지, 전쟁의 슬픔과 한을 품에 안은 채 한반도에서 가장 아름다운 자연 공간으로 남아있는 비무장지대가 바로 눈앞인 양 생생하다. DMZ 안에 든 듯 시선을 집중하다가도, 앞 뒤 질감이 다른 한 장의 용지에 양면으로 인쇄된 종이에 촉이 닿으면 이번엔 다시 슈타이들에 대한 감탄으로 DMZ 안을 빠져나오게 된다.

    “인류가 공통적으로 소유해야 할 가치가 있는 것들, 적어도 그런 생각이 드는 이미지들이 담긴 책을 만들어내고 싶다”는 슈타이들의 말처럼, 사진집을 덮고 나면 박종우의 작업이 이전까지 볼 수 없었던, 인류가 공유해야 하는 사진기록이라는 점을 공감케 된다.

    책에 실린 사진들을 전시작품으로 볼 수 있는 박종우 사진전 ‘DMZ 비무장지대’는 내년 1월 7일까지 열린다. 12월 30일 오후 4시에는 ‘슈타이들과의 책만들기’를 주제로 사진가 박종우가 슈타이들의 출판사 옆 건물에 일주일간 ‘갇혀’ 슈타이들과 함께 책을 만든 경험담을 공유하는 ‘작가와의 만남’ 행사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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