最古 史書 '삼국사기' 국보 지정 '삼국유사'보다 왜 15년 늦었나

    입력 : 2018.01.05 03:01

    "소장자가 승격 신청해야 심사"
    신윤복 '미인도' 등 8점은 보물로

    4일 국보 승격 예고된 보물 제 525호 ‘삼국사기’.
    4일 국보 승격 예고된 보물 제 525호 ‘삼국사기’. /문화재청
    김부식이 삼국사기(1145년)를 먼저 썼지만, 국보 지정은 일연(一然)의 삼국유사(1281년)가 15년 빨랐다.

    문화재청은 4일, 경주 옥산서원 소장 보물 제525호와 개인 소장 보물 제723호인 '삼국사기'를 모두 국보로 승격 예고했다. 두 종은 모두 조선 태조·중종 때 만든 목판과 고려 시대의 원판을 혼합해 인쇄한 것으로, 당시 학술 동향과 목판 인쇄 수준을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 승격 이유. 제525호는 1573년(선조 6년) 인쇄됐고, 제723호는 1512년 인쇄된 것으로 추정된다. 두 삼국사기는 모두 9책(冊)으로 구성된 완본(完本)이다.

    삼국유사는 이보다 앞선 2003년 조선시대 판본 2종이 국보로 지정됐다. '삼국유사 권 1~2'(보물 제1866호)도 이번에 추가로 국보 지정이 예고됐다.

    보물로 지정 예고된 신윤복의‘미인도’.
    보물로 지정 예고된 신윤복의‘미인도’. /간송미술문화재단
    최초의 국가 주도 편찬 사서이자 현전하는 국내 최고(最古) 사서인 삼국사기의 국보 지정은 왜 늦어졌을까? 김은영 문화재청 유형문화재과 연구관은 "원칙적으로 소장자가 국보 승격을 신청해야 심사를 시작하는데 그동안 신청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국보·보물로 지정되면 소장품 가치가 높아져 좋을 것 같지만 현실은 조금 다르다. 소장품이 국보나 보물로 지정되면 전시를 열 때마다 문화재청에 '보존 장소 변경 신고'를 해야 하고, 5년마다 정기 조사를 받아야 하는 등 절차와 관리가 복잡해진다. 소장자 입장에서는 개인 재산권을 제한받는다고 여겨 굳이 국보·보물로까지 등록할 이유를 얻지 못한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국보급 가치가 있는 문화재가 항온·항습 시설이 없는 은행 철제 금고 같은 곳에 보관, 방치되기도 한다. 이번에 국보로 지정 예고된 보물 제723호 '삼국사기'도 소장자가 서울의 한 시중은행 대여 금고에 보관하고 있었다. 지난해엔 국보급으로 평가받는 '훈민정음' 해례본 상주본의 일부가 불탄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문화재위원회 동산분과 소속 한 문화재위원은 "국가가 정말 중요한 국보는 개인에게 사들여서 관리하는 게 맞지만 예산 때문에 어렵다"고 말했다.

    문화재청은 이날 삼국사기 국보 지정 외에도, 말에 탄 선비가 시선을 돌려 버드나무 위의 꾀꼬리를 보는 모습을 묘사한 김홍도의 '마상청앵도(馬上聽鶯圖)', 신윤복의 '미인도(美人圖)' 등 간송미술문화재단 소장품과 국립중앙박물관의 고려 '나전 경함' 등 총 8점을 보물로 지정 예고했다. 지정 예고된 문화재는 30일 동안 의견 수렴·검토 과정을 거쳐 오는 2월 문화재위원회 심의 후 최종 지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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