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 전 벌어진 소년 실종 사건...오타 아이 '잊혀진 소설'

  • 뉴시스

    입력 : 2018.02.07 10:28

    '잊혀진 소년', 책
    "사람의 마음은 유리처럼 깨지지 않는다. 살과 뼈와 피로 만들어진 육체만큼이나 부드러운 사람의 마음은 시간을 두고 천천히 비틀린다. 그러다 끝내 균형을 잃고 조금씩 피부를 뚫고 튀어나오듯 무너져 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의 마음은 좀처럼 죽지 않고, 시간과 함께 한때 사람이었다고는 상상도 못할 존재로 바뀌어 간다."(449쪽)

    '일본 최고의 형사드라마 여왕'으로 불리는 각본가 오타 아이의 장편 소설 '잊혀진 소설'이 국내 번역·출간됐다.

    1997년 TV 시리즈 '울트라맨 ' 시나리오로 데뷔한 그녀는 '파트너', '트릭(Trick)' 등 형사 드라마와 서스펜스 드라마의 작가로 최고의 인기를 얻었다. 시즌 8부터 참여한 인기 드라마 '파트너'를 현재 집필 중이다.

    '잊혀진 소년'은 가혹한 수사 과정, 기계적인 사법 체계에 의해 망가진 가족의 비극을 그린 작품이다. 하루하루가 찬란했던 13살 여름의 어느 날, 순직한 아버지의 영정 앞에서 처음 사귄 친구로부터 충격적인 고백을 들은 소마는 아버지의 뒤를 이어 형사가 된 지금까지도 그날의 기억을 잊지 못한다.

    동갑내기 친구였던 나오가 그로부터 며칠 뒤 강가에 버려진 나뭇가지에 알 수 없는 표시를 남긴 채 갑자기 모습을 감췄기 때문이다.

    23년 후, 형사 소마는 여아 실종 사건 현장에서 어릴 적 친구 나오의 실종 현장에 남겨졌던 똑같은 표시를 발견하고, 두 사건 해결을 위해 정체불명 표시의 비밀을 쫓기 시작한다.

    작은 흥신소를 운영하는 야리미즈 역시 23년 전 사라진 아들 나오를 찾아달라는 어머니 가나에의 의뢰를 받게 된다. 야리미즈는 아르바이트 직원 슈지와 함께 조사를 진행하면 할수록 거대한 벽에 부딪히는 기분에 휩싸인다.

    의뢰인 가나에는 사건 의뢰 직후에 실종돼 버린다. 같은 사건을 조사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소마와 야리미즈, 그리고 슈지는 서로의 정보를 교환하며 물음표투성이 사건을 해결하는 데 힘을 합치기로 한다.

    세 사람의 끈질긴 추적으로 인해 23년 전 벌어진 끔찍한 사건의 면모가 서서히 드러난다.

    작가는 "요즘 들어 세상 분위기가 갑자기 바뀐 듯하다"며 "언론, 미디어계에 대한 정부의 규제가 특히 더 심해졌다. 옛날에는 사람들이 보다 자유롭게 자신의 목소리를 냈는데, 그런 장면이 드물게 됐다. 확실히 사회에 이변이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들에게 사회의 중요한 정보들이 정확하게 전달되고 있는 것인지 심히 걱정됩니다. 이런 정보들이 조작되었다면 잘못된 지도를 갖고 산을 오르는 것이나 마찬가지니까요. 잘못 든 길 끝에서 절벽을 마주하기는 싫었습니다. 그래서 지금 (소설을)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김난주 옮김, 584쪽, 예문아카이브, 1만4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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