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미 미투'에 문단이 두 쪽

    입력 : 2018.02.08 01:52

    "성추행 더 많다" "일반화하지마라" 동료 문인, 지지·비판 엇갈린 반응

    유명 원로 시인의 성추행을 시(詩)로 고발한 최영미 시인의 '미투(Me Too)'를 둘러싸고 국내 문단이 두 갈래 반응을 보이고 있다. 최 시인은 계간 황해문화에 발표한 시 '괴물'에서 언급한 'En 선생'이 노벨 문학상 후보로 거론돼 온 유명 시인을 지칭한 것이냐는 논란이 뜨거워지자, 6일 한 방송에 나와 "문학작품인 시는 현실과는 별개의 것"이라면서도 "(유명 시인이) 한두 번이 아니라 정말 여러 차례, 제가 문단에 데뷔할 때부터 너무나 많은 성추행과 성희롱하는 것을 목격했고 제가 피해를 봤다"고 주장했다.

    문단에선 최 시인을 지지하는 입장이 잇달아 나왔다. 이혜미 시인은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나는 'En 시인'과 함께 방송을 진행하면서 그의 여러 우스운 만행을 접했다"며 추가 고발에 동참했다. 남성인 류근 시인도 "그의 온갖 비도덕적 스캔들을 다 감싸 안으며 오늘날 그를 우리나라 문학의 대표로, 한국문학의 상징으로 옹립하고 우상화한 사람들 지금 무엇 하고 있나"라고 비난했다.

    최 시인의 폭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면서도 일부 발언 내용에 대해선 비판도 제기됐다. 최 시인이 문단 성추행 추문에 대해 "피해자가 셀 수 없이 많고, 구조적 문제"라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심지어 그녀는 "여성 시인이 술자리에서 어떤 성희롱을 거칠게 거절하면 뒤에 그들(남성 문인들)은 복수를 한다"며 '원고 청탁 배제' 등의 사례를 나열했다. 최 시인과 함께 한국작가회의에서 활동한 이승철 시인은 페이스북에서 이를 정면 비판했다. "한국 문단이 마치 성추행 집단으로 인식되도록 발언했기에 난 까무러치듯 불편했다"는 그는, "왜 그녀가 이 시점에서 자기 체험을 일반화해서 문단 전체에 만연한 이야기로 침소봉대해 쏟아내는지 의아했다"고 지적했다. 임동확 시인도 동료들을 향해 "당신들이 최소한 시인이라면 여기에 쉽게 부화뇌동하지 마라"며 "적어도 시인은 진실을 단정하고 확정 짓는 자들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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