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회의 첫 女이사장에 소설가 이경자 선출

    입력 : 2018.02.11 23:59

    "위계 통한 성폭력 용납 못 해… '고은 논란' 4월 이사회서 다룰 것"

    "기득권을 빌미로 여성 문인에게 성폭력을 가했을 경우 단호히 대처하겠다."

    지난 10일 진보 성향 문인 단체인 한국작가회의 첫 여성 이사장으로 선출된 소설가 이경자(70·사진)씨가 말했다. 1973년 데뷔한 이씨는 장편 '절반의 실패' 등 여성주의적 시각의 작품을 발표해왔다. 최영미 시인의 '미투(Me too)' 폭로로 문단이 들끓는 와중에 열린 이날 정기총회에서 이씨는 "할머니의 감성으로 푸근하게 보듬어 따뜻한 단체로 만들겠다"면서도 "등단이나 지면 추천 등의 위계를 통한 성폭력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소설가 이경자
    /한국작가회의
    최근 최영미 시인이 국내 유명 원로 시인의 성추문을 고발한 시 '괴물'을 통해 미투 열풍이 문단으로 번졌고, 시에 거론된 비판 대상이 고은(85) 시인으로 좁혀지면서 비난이 쏠리고 있다. 지난 8일엔 바른정당 유승민 대표까지 가세해 실명을 거론하며 "그의 시를 국정교과서에서 삭제해야 한다"고 맹질타했다. 고은 시인은 한국작가회의 전신인 자유실천문인협의회 창립 멤버로 이 단체의 좌장 격 인사다. 다만 이씨는 "이사진을 새로 꾸려야 해서 곧장 안건으로 내걸기엔 시간이 부족하다"며 "고은 시인 논란은 4월 이사회에서 크게 다룰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10일 스스로를 '문단 내 성폭력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한 여성이 한국작가회의 앞에서 성명을 발표했다. "영향력 있는 단체로서 진상 규명에 진정성 있는 태도를 보이라"는 요구였다. 작가회의 측은 정기총회에서 "친목 단체인 작가회의는 검찰이나 대학과는 달라 성폭력 의혹 당사자가 탈퇴해버리면 조치가 어렵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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