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한 迷路 따라가다 美路를 찾았네

    입력 : 2018.02.15 01:21

    '아트북'으로 진화한 미로찾기 책… 스트레스 해소 효과 커 출간 증가

    미로(迷路)는 미로(美路)였다.

    미로찾기 책이 달라지고 있다. 최근 출간된 미로찾기 책 '미로 탐정 피에르'는 일본 일러스트레이터 히로 가미가키(51)가 2년 3개월에 걸쳐 완성한 작품. 지난해 프랑스 칸 광고제 등에서 수상한 유명 작가로, 기존 방사형의 평면적 미로를 색색의 아기자기한 일러스트로 대체하고 각 장(章)마다 스토리텔링을 도입해 신개념 미로찾기를 만들어냈다. 예를 들어 일러스트로 도시의 풍경을 묘사한 뒤 사다리와 자동차, 행인과 나무 등을 적재적소에 배치해 그림 자체가 하나의 미로가 되도록 설계한 것이다. 문학수첩리틀북 관계자는 "미로찾기의 재미뿐 아니라 그림 자체로도 예술성이 있어 어린 연령부터 성인 독자까지 아우를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박민효 작가가 그린 미로찾기 그림 ‘내 마음의 연못’. 연못에서 출발해 사람을 거쳐 풀밭으로 빠져나가는 험난한 길이 펼쳐진다.
    박민효 작가가 그린 미로찾기 그림 ‘내 마음의 연못’. 연못에서 출발해 사람을 거쳐 풀밭으로 빠져나가는 험난한 길이 펼쳐진다. /아라크네

    미로찾기 책이 시각적 예술성을 강화한 '아트 북'으로 진화하고 있다. 지난달 출간된 미국 일러스트레이터 소피 로치(30)의 '마인드 멜트―익스트림 아트 미로찾기'나 한국 작가 박민효(43)의 '아트 미로찾기' 역시 마찬가지. 산동네, 비 오는 도시 풍경이나 사람의 형상 등을 그 자체로 미로화(化)해 '미로 작가'로 불리는 박씨는 "기존 미로에 익숙한 분들 중에 '이런 미로는 처음 본다'는 반응이 많다"면서 "일상의 풍경을 미로로 재해석한 그림을 풀면서 숨겨진 주제 의식을 추적하는 재미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책 출간 종수도 증가세. 인터넷서점 예스24에 따르면 미로찾기 책은 2015년 17종에서 2017년 36종으로 뛰었고, 올해만 지금껏 6종이 출간됐다. 예스24 관계자는 "몇 년 전부터 지속된 '안티 스트레스' 서적 인기의 연장선인 것 같다"고 말했다. 미로찾기가 지난해 컬러링북 등 단순한 몰입을 통한 스트레스 저감 책과 비슷한 효과를 주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여기에 "길을 찾는다"는 의미가 성인 독자를 끌어들이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한국트렌드연구소 박성희 책임연구원은 "종이 속 미로는 복잡할지언정 몰입하면 결국 길이 보인다는 점에서 현실의 대리 만족 효과가 커 보인다"고 말했다.

    이전 기사 다음 기사
    기사 목록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