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화는 못 막아도 '건강 수명'은 늘릴 수 있다

    입력 : 2018.03.01 16:30

    (왼쪽부터) 늙지 않는 비밀, 알츠하이머의 종말

    늙지 않는 비밀

    엘리자베스 블랙번·엘리사 에펠 지음
    이한음 옮김|RHK|460쪽|1만7000원

    알츠하이머의 종말

    데일 브레드슨 지음
    박준형 옮김|토네이도|336쪽|2만원


    누구나 늙고 죽는다. 아무도 생·노·병·사를 넘을 수 없다. 그러나 어떤 이는 죽기 직전까지 건강하게 살고 어떤 이는 오랜 기간 앓다가 삶을 마감한다. 고교 졸업 후 10년쯤 후 동창 모임에서 만난 친구는 대부분 활기차다. 하지만 30년, 50년 후엔 큰 차이가 있다. 어떤 친구는 여전히 청년 같은 반면 어떤 친구는 나이보다 훨씬 늙었다. 건강하게 사는 기간과 질병을 앓는 기간은 사람마다 다르다. '건강 수명'을 늘리고 '질병 수명'을 최소로 줄일 수 있어야 장수(長壽)는 축복이다.

    '늙지 않는 비밀(원제 The Telomere Effect)'은 젊게 오래 사는 비결이 '텔로미어'에 숨어 있다고 말한다. 텔로미어는 세포 속 염색체의 끝부분이다. 운동화 끈을 생각하면 쉽다. 끈의 올이 풀리지 않도록 투명하고 둥근 플라스틱으로 끄트머리를 마감 처리한 부분처럼 염색체의 손상을 막는 덮개 역할을 한다. 텔로미어의 특성을 발견한 저자(엘리자베스 블랙번)는 2009년 노벨생리의학상을 받았다.

    결론은 단순하다. 텔로미어를 길게 유지하면 오랜 기간 건강하게 살 수 있다. 신생아의 텔로미어 길이는 염기쌍 1만개에 해당한다. 35세엔 7500개, 65세에는 4800개 길이로 준다. 텔로미어는 스트레스에 가장 취약하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급격히 줄어든다. 저자는 당초 텔로미어 길이가 나이 들면서 지속적으로 줄어든다고 여겼다. 그러나 임상 실험을 통해 그 길이를 늘일 수도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회춘(回春)'이 불가능하지 않다는 얘기다.

    저자는 텔로미어 축소를 막는 효소를 찾아 텔로머라아제란 이름을 붙였다. 그러나 이 효소엔 명암이 있다. 텔로미어를 늘이겠다고 약물 등을 통해 인위적으로 수치를 높이면 암에 걸릴 가능성이 커진다. 부작용 없이 텔로미어를 늘이는 방법은 식단 조절과 운동, 스트레스 줄이기와 충분히 잠자기 등 건강 습관을 갖는 것이다. 오메가-3가 풍부한 연어·잎채소·아마씨와 견과류를 먹고 주 3회 45분씩 유산소 운동을 하라고 주문한다. 잠자기 전 명상·독서·음악을 들으라 운운의 구체적 지침이 책에 가득하다.

    늙어가면서 가장 두려운 질병은 알츠하이머(치매)이다. 모든 병은 통증을 동반하지만 알츠하이머는 통증이 없기에 더 위험하다. 내 의지와 관계없이 존엄성을 떨어뜨리고 삶의 질을 위협한다. 자신은 물론이고 이웃과 가족에 큰 고통을 준다. 치료제는 아직 없다.

    '알츠하이머의 종말(원제 The End of Alzheimer's)'은 뇌질환과 노화 전문가인 저자가 30년간 알츠하이머를 연구한 과정, 임상 실험을 통해 얻은 알츠하이머의 원인과 예방법을 서술한다. 알츠하이머는 염증과 영양 불균형, 체내에 쌓인 독성 물질 등 36가지 원인으로 발병한다. 저자는 2017년 세계 최초로 영양·호르몬·스트레스·수면 관리를 통해 알츠하이머 증상을 완화하고 예방하는 프로그램 '리코드(ReCODE)'를 개발해 의학계에 파장을 일으켰다. 책은 출간 즉시 아마존 베스트셀러 종합 1위에 올랐다.

    설탕 섭취량을 줄이는 것으로도 예방할 수 있다. 사람의 몸은 하루 15g 이상 설탕을 처리하지 못한다. 흔히 마시는 청량음료 1캔에 든 설탕의 3분의 1도 되지 않는 양이다. 약물치료와 함께 하루 30~60분 근력·유산소 운동을 하고 8시간 이상 잠자고 명상·요가·음악 등으로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프로그램을 소개한다. 부록으로 주요 식단과 알츠하이머 자기테스트 문항을 덧붙였다.

    두 책 모두 젊게 오래 살려면 건강 식단과 운동, 동료·이웃과 좋은 관계를 갖고 스트레스 없이 생활해야 한다고 말한다. 뻔한 결론인가? 아니다. 올바른 귀결이다. 평범해도 실천하기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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