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미 시인 "부끄러운 짓 안했다? 내 말과 글은 사실"

  • 뉴시스

    입력 : 2018.03.05 09:25

    최영미 시인
    "부끄러운 짓 안했다"며 고은 시인이 외신에 밝힌 성명과 관련 최영미 시인이 "내 말과 글은 사실"이라고 반박했다.

    4일 오후 최영미 시인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제가 괴물에 대해 매체를 통해 한 말과 글은 사실입니다"라며 "나중에 문화예술계 성폭력을 조사하는 공식기구가 출범하면 나가서 상세히 밝히겠습니다"라는 입장을 올렸다.

    최영미 시인은 지난해 12월 계간지 '황해문화'에 '괴물'이라는 시를 발표하며 문단 내 성폭력을 고발했다. '괴물'의 대상인 'En선생'을 가리키며 '젊은 여자만 보면 만지거든', 유부녀 편집자를 주무르는' 등의 원색적인 표현을 통해 'En선생'의 성폭력을 거침없이 폭로했다.

    이어 최 시인은 JTBC 뉴스룸에 출연 "문학작품인 시는 현실과는 별개의 것"이라면서도 "그는 상습범이다. 한두 번이 아니라 여러 차례 너무나 많은 성추행과 성희롱을 저희가 목격했고 혹은 제가 피해를 봤다"고 말했다. 'En선생'이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는 작품 속 설정으로 지난달 6일 고은 시인의 실명이 공개됐다.

    고은 시인의 성추행 의혹이 문학계는 물론 사회적으로 파문을 일으켰지만 당사자인 고은은 공식적인 반응없이 침묵했다. 이에 최 시인은 'En선생'의 과거 행위를 구체적으로 추가 폭로했다. 지난달 27일자 동아일보에 최영미 시인은 "1992년 겨울에서 1994년 봄 사이의 어느날 저녁 당시 민족문학작가회의 문인들이 자주 드나들던 종로 탑골공원 근처의 술집에 원로시인 En이 들어와 의자 위에 누워 자신의 성기를 만지는 추태를 벌였다"며 "공개된 장소에서, 사람들 앞에서 자신의 '물건'을 주무르는 게 그의 예술혼과 무슨 상관이 있는지... 나는 묻고 싶다"며 고은의 성추행 행각에 대해 강도높게 비판했다.

    최 시인은 "내 입이 더러워질까봐 내가 목격한 괴물선생의 최악의 추태는 널리 공개하지 않으려 했는데, 반성은 커녕 여전히 괴물을 비호하는 문학인들을 보고 이 글을 쓴다"고 했다.

    이 글은 다시 반론이 제기되기도 했다. 당시 탑골공원 근처 문인들의 단골 주점 전 여주인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최영미의 글은 있을 수 없는 가공의 소설"이라며 "삭제하기를 바란다"고 썼다. 그녀는 "그분(고은)은 승려출신이라는 자긍심이 항상 있었고 입으로는 수없이 기행적인 행동과 성희롱 발언을 언급 했을지언정, 추태적 성추행 기행을 했던 기억은 아닌 것으로 안다"며 자신이 말했다는 “아유 선생님두”라는 말은 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이어 “고은 시인은 시인이며 입답꾼 재담가다”며 “그 시대 그 시절에는 성희롱이란 개념없이 노상방뇨도 하고 행단보도 옆에 두고 차도로 뛰어다니고 질서와 상관없이 쾌쾌한 담배연기 속에서 질퍽한 밤문화를 보내기도 했던 미성숙했던 문화적 흐름을 지금의 잣대로 체벌을 하는건 심한 것 같다”고 주장했다.


    한편 고은 시인은 지난 2일자 영국 가디언에 "나는 최근 의혹에서 내 이름이 거론된 데 대해 유감이며, 나는 이미 내 행동이 초래했을지 모를 의도하지 않은 (피해자들의) 고통에 대해 뉘우쳤다"면서도 "하지만 나는 몇몇 개인이 제기한 상습적인 비행(habitual misconduct) 비난은 단호하게(flatly) 부인한다"고 공식 성명을 냈다.

    고 시인은 또 "지금 내가 이 순간 말할 수 있는 것은 한 인간으로서 그리고 시인으로서 지닌 명예와 함께 내 글쓰기가 계속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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