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계 계관시인' 올리버 색스 마지막 에세이 '의식의 강'

  • 뉴시스

    입력 : 2018.03.07 09:24

    '의식의 강', 책
    '의학계의 계관시인' 올리버 색스(1933~2015)의 마지막 에세이집 '의식의 강'이 국내 번역·출간됐다.

    책에 수록된 10편의 에세이는 2015년 8월 올리버 색스가 타계하기 직전 '뉴욕타임스' 등에 발표된 글들을 직접 선별한 것이다.

    그는 책에서 과학의 전반을 아우르는 해박한 지식으로 하등동물에서 인간에 이르기까지 생물체들의 과학적 미스터리를 풀어냈다. 진화의 의미, 의식의 본질, 시간의 인식, 창의력의 발현 등 과학의 심오한 주제에 관해 다뤘다.

    어떤 이야기는 자전적 체험을 바탕으로 쓴 에세이이고, 또 어떤 이야기는 위대한 과학자(다윈, 프로이트, 윌리엄 제임스 등)의 다양한 연구 사례를 풀어낸 글이다. "세부적인 면에 집착할 경우, 나무만 보고 숲을 보지 못하는 우를 범할 수 있다. 그러므로 신경과학자들은 세부 사항들을 다시 취합하여 일관된 전체(coherent whole)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노력을 소홀히 하지 말아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신경생리학적 수준에서부터 심리학적 수준, 나아가 사회학적 수준에 이르기까지 모든 수준의 결정요인(determinant)들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또한 다양한 결정요인들 간의 지속적이고 흥미로운 상호작용도 고려해야 한다."(208쪽)

    다른 저서들이 그러했듯 그는 이 책에서도 인간의 뇌와 정신 활동에 관한 미지의 의문들에 대해 천착한다. 그는 과학자들의 유명한 저서와 논문, 서신 그리고 자신이 직접 진료했던 환자들의 임상기록을 회고하며 질문에 대한 답을 제시하기 위해 과학적 여정을 펼쳐나간다.

    두족류들이 피부의 색깔, 패턴, 질감을 바꿈으로서 복잡한 감정과 의도를 표현할 수 있다는 사실, 투렛증후군과 파킨슨증 환자들이 일반인보다 훨씬 능가하는 시간과 속도 감각이 있다는 사실, 인간의 기억이란 지속적으로 재범주화되고 다듬어지므로 서사적 진실밖에 없다는 사실, 창의력의 발현에는 모방이 필수적이고, 무의식적 숙성 기간이 존재한다는 사실 등의 과학적 연구 결과들을 이끌어냈다.

    올리버 색스의 마지막 연인이기도 했던 작가 빌 헤이스는 이 책이 처음 구성됐던 날의 기억을 다음과 같이 회고 했다.

    "2015년 8월, 어쩌면 그는 곧 죽을 수도 있었다. 나는 그날을 아주 생생하게 기억한다. 올리버는 갑자기 원기를 회복했다. 책상에 앉아 마지막 저서가 될 책의 목차를 불러줬다. 그 일은 '죽어간다는 것'의 '끔찍한 지루함'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반가운 기분전환거리였기 때문이리라. 올리버에게 지루함이란 그가 그동안 견뎌온 불편함보다 더 나쁜 것이었다." 양병찬 옮김, 알마, 252쪽, 1만6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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