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작소설로 새롭게 만나는 알퐁스 도데 '별들'

  • 뉴시스

    입력 : 2018.03.12 10:12

    '별들' 책
    "그리고 우리는 아무 말도 없이 서로의 곁에 앉아 있었습니다. 만약에 당신이 별들이 아름답게 빛나는 밤을 지새운 적이 있다면 우리가 잠을 자야 하는 것으로 아는 그 시간에, 신비로운 또 다른 세계가 고독과 고요 속에서 깨어나는 것을 아실 겁니다."(50쪽)

    19세기 프랑스 작가 알퐁스 도데(1840∼1897)의 소설집 '별들'이 국내 번역·출간됐다.

    고흐를 비롯해 폴 세잔, 르누아르 등 19세기 유럽을 풍미했던 인상주의 화가들에게 도데의 '별들'은 영감의 원천이 되는 문학의 인상주의였다.

    '별들'의 여섯 번째 이야기에서 청년 장이 몸을 내던져 사랑한 '아를의 여인'은 조르주 비제의 아름다운 모음곡 '아를의 여인'으로 재탄생했다. 비제는 도데의 인물들이 프로방스의 전통 춤곡에 맞추어 춤을 출 때 그 아름다운 선율을 상상했던 것이다.

    알퐁스 도데는 국내 독자들에게 매우 친숙하다. 그의 대표작 '별'은 국어 교과서에 수록돼 있고, 번역본도 70종이 넘는다. 독자 대부분이 독립된 단편소설로 알고 있는 '별'은 알퐁스 도데가 1869년에 쓴 연작소설 'Lettres de mon moulin(내 풍차 방앗간 편지들)'의 한 부분이다. 그럼에도 그동안 우리 기억 속 '별'은 연작소설의 맥락은 고려되지 않은 채 하나의 단편소설로만 존재하고 있었다.

    'Lettres de mon moulin(내 풍차 방앗간 편지들)' 속 각 소설의 소재와 형식은 다양하지만 전체를 아우르는 큰 맥락이 있다. 서문부터 마지막 편까지 하나의 이야기로 엮여 있는 연작소설의 의의를 간과하고는 '별'을 제대로 읽어낼 수 없다.

    원제 '내 풍차 방앗간 편지들' 대신 '별들'을 표제로 내세운 것은, 도데의 대표작 '별'에 대한 그간의 오해를 바로잡자는 의도이기도 하다.

    '별들'이 나오기 전 젊은 작가 도데는 이렇다 할 주목을 받지 못했다. 당시 독자들은 그를 산만하고, 종잡을 수 없는 방랑 작가로 여겼다.

    그런 도데의 문학관을 정립하고 그를 최고의 이야기꾼으로 자리매김하게 해준 작품이 바로 '별들'이다.

    24편으로 이뤄진 연작소설은 19세기 프랑스 자연주의 문학에 속하면서도 상상력과 판타지의 세계를 담아내고 있다. 공감과 연민의 감성 위에는 사회를 향한 비판과 풍자가 흐른다. 그 위에 타고난 이야기꾼 도데의 유머까지 곁들여졌다.

    옮긴이 김명섭씨는 "알퐁스 도데의 진정 어린 편지를 즐거이 받아 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코르니유 영감, 하얀 염소 블랑케트, 교황의 노새, 가련한 세관원들, 고셰 신부, 북치기 피스톨레까지 이 작품 속에서 살아 숨 쉬는 모든 등장인물에 대한 애정과 연민을 공유하시길, 브로방스의 아름다운 풍물에 대해 자랑하고 있는 도데에게 따스한 박수 한 자락 쳐주시길 부탁드리는 것으로 이만 줄인다." 328쪽, 새움, 1만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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