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것, 가장 잘한 일…이영만 '쓸모없는 세월은 없다'

  • 뉴시스

    입력 : 2018.04.11 09:20

    '쓸모없는 세월은 없다', 책
    "세월은 그냥 흘러가버리지 않습니다. 어딘가에 차곡차곡 쌓입니다. 쓸모없는 세월은 없습니다. 공자가 논했듯 세월이 쌓여 40에는 혹하지 않고(불혹, 不惑), 50에 하늘의 뜻을 알고(지천명, 知天命), 60에 순리대로 살게 되고(이순, 耳順), 70에는 하고 싶은 대로 다 해도(종심, 從心)되는 겁니다. 중국 춘추시대 제나라 재상 관중은 전쟁통에 길을 잃었을 때 늙은 말을 풀어 길을 찾았습니다(노마지지, 老馬之智). 젊은 말은 빠르지만 늙은 말은 지름길을 압니다. 머물지 않는 세월, 세월은 지혜입니다."

    40년간 기자생활을 한 이영만(66)씨가 '쓸모없는 세월은 없다'를 냈다. 이씨는 1986년 경향신문에 입사한 후 '매거진X' 기획취재부장, 출판본부장, 편집국장을 거쳐 대표이사 사장을 지냈다. 이후 헤럴드미디어 대표를 했다.

    '기자'라는 직업의 특성상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그들이 가는 길은 다채로웠다. 가지 않는 길을 가는 사람, 힘든 길인 줄 알면서 뚜벅뚜벅 걷는 사람, 얍삽하게 지름길로 뛰어가는 사람, 무모하게 앞질러 길을 가는 사람, 묵묵히 가는 사람, 떠들썩하게 날뛰며 가는 사람.

    옆에서 보면 그들의 종착역이 확실하게 보이고 그렇게 생각한 대로 대부분 결론이 나지만, 정작 자신들은 가는 길의 끝을 모르고 있었다. 그들의 인생을 엿보아오는 동안 차곡차곡 쌓아온 물음들에 답할 수 있는 내면의 지혜를 얻었다. 그리고 그가 내린 결론은 바로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쓸모없는 세월은 없다'는 것이다.

    이씨는 "지금 살아있는 게 가장 큰일이고 가장 잘한 일"이라고 말한다.저마다 인생의 과제가 다르고, 당장 손에 쥔 부와 명예도 천차만별이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평탄해 보이는 삶이라 할지라도 군데군데 굴곡이 있으며, 아무것도 한 것이 없다고 해서 정말로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세월은 쓰는 사람의 몫입니다. 아무리 많은 시간이 있어도 쓸 줄 모르면 아무런 소용이 없습니다. 세상에 공짜는 절대 없습니다. 국화는 주인을 잘못 만나 애꿎게 된서리를 맞았습니다. 마당 한켠에 이른 봄부터 짙푸른 잎을 달고 있는 풀이 있었습니다. 심은 기억은 없지만 흔한 잡풀 같지는 않아 내버려두었습니다. 그런데 이 녀석은 여름이 다가고 가을이 와도 꿈쩍하지 않았습니다. 꽃도 못 피우면서 자리만 차지하고 있으니 왠지 더 지저분해 보여 10월 초쯤에 잘라버렸습니다. 이듬해 그 자리에 또 녀석이 고개를 내밀었습니다. 일찌감치 없앨까 하다가 하는 짓이 범상치 않아 못 본 척했습니다. 지켜보는 것이 그리 힘든 것은 아니니까요."

    "세월은 그렇게 기다림이기도 합니다. 허투루 가는 법이 없는 것 같습니다. 쉬고 있는 것 같아도 늘 다음 세월을 준비합니다. 보통은 세월부대인(歲月不待人)이 맞겠죠. 세월은 사람을 기다리지 않으니 시간을 소중하게 아껴 쓰는 게 맞겠죠. 하지만 더러는 때가 오기를 기약 없이 기다려야 할 때도 있는 듯합니다. 느린 세월도 의외로 꽤 있습니다. 기약이 없다는 것은 자신의 입장에서 그렇다는 것이지 오는 세월은 반드시 옵니다." 166쪽, 1만1200원, 페이퍼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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