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놈은 상대하지 말자? 남과 북을 갈라놓은 12가지 편견에 대해

  • 디지털편집국 문화부

    입력 : 2018.04.12 06:00

    선을 넘어 생각한다
    박한식, 강국진 지음 | 부키 | 320쪽 | 1만6800원

    “‘우리는 우리가 바라는 북한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북한 정부와 교섭해야 한다’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북한은 과연 붕괴할 것인가? 한반도 비핵화는 실현 가능한가? 북한이 화두가 될 때면 어김없이 떠오르는 의문들이다. 갑작스럽게 조성되고 있는 화해 분위기가 반가우면서도, 마음 한편에 불안이 도사리고 있는 것도 그 때문일 것이다.

    북한 문제에 꾸준히 관심을 가져온 강국진 서울신문 기자가 북한의 실상을 직접 목격한 박한식 조지아대학교 교수를 만났다. 박 교수는 세계적인 평화학자이자 지미 카터와 빌 클린턴의 방북을 중재했던 인물로, 한반도 평화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10년 예비 노벨평화상이라 평가받는 간디·킹·이케다 평화상을 받았다

    북한의 뜬금없는 핵실험과 군사 도발, 억지스러운 외국인 억류, 갑작스러운 처형과 숙청을 보고 있자면 “대체 왜 저러는 거야?”라는 의문이 든다. 미쳤다는 생각마저 든다. 박한식 교수는 북한이 미친 것처럼 보이는 이유는 우리가 북한에 대해서 잘 모르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대표적인 것이 ‘1명의 독재자가 제멋대로 지배하는 나라’라고 생각하는 것. 장성택의 처형이 그 증거다. 하지만 박 교수는 “평양에서 들은 바를 종합해 보면 조선노동당의 여러 최고위급 간부들이 협의한 끝에 장성택을 처형하기로 했다. 한마디로 ‘당에서 결정’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라고 말한다.

    북한 붕괴론 역시 북한의 체제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된 착각이라고 설명한다. 1994년 김일성 사망 당시 빠르면 사흘, 늦어도 3년 안에 북한이 무너질 것이라는 말이 나왔다. 김정일 사망 때도 비슷한 관측이 나돌았다. 하지만 결과는 달랐다. 정통성이 굳건 하기 때문이다. 박 교수는 “북한체제는 1948년 정부 수립 이후 단 한 번도 정통성의 위기를 겪지 않았다”고 한다. 그 이유는 ‘북한의 정통성이 경제성장이 아니라 김일성 주석과 조선노동당 그리고 외세에 맞서 자주성을 지키는 것에 그 뿌리를 두고 있기 때문’이라고.

    오늘날에는 진보와 보수를 막론하고 굳이 통일을 해야 하냐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대화도 잘 통하지 않고, 이미 너무나 달라져 버린 남한과 북한인데 굳이 다시 하나가 될 필요가 있냐는 것이다. 하지만 박 교수는 통일 없이 이웃으로 지내는 방식은 곤란하다고 한다. 주변 강대국의 이해관계 때문에 분단된 상태에서는 남북은 물론, 동아시아 전체의 평화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는 한반도 통일이 테러리즘 공포와 군사적 긴장으로 신음하는 세계에 ‘희망의 근거’가 될 수 있다고 믿는다. 그러면서 남과 북이 정-반-합으로 이어지는 ‘변증법적 통일’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통일이란 동질성을 회복하는 과정이 아니라는 것.

    “이념과 체제, 제도, 생활방식을 존중하면서 지붕을 같이 사용하며 살아가는 방식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처음에는 주방을 따로 쓰되 지붕은 같이 사용하면서 비를 피하다 보면 협조를 해야 할 일이 많아질 것입니다.” 박 교수는 우리에게는 이미 남과 북이 협력했던 경험들이 있으며, 그것을 이어가면서 새로운 시도들을 더 한다면 연대와 통일을 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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