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우, 녹음기 켜느니 거울을 보라...안지환 '마부작침'

  • 뉴시스

    입력 : 2018.04.13 10:09

    '마부작침', 책
    "성우들도 직업병을 앓는다. 가장 흔한 것은 난청이다. 소리로 먹고사는 사람들이 소리를 잘 듣지 못한다는 게 쉽게 이해되지 않겠지만, 사실이다. 더빙과 내레이션을 위해 수십 년간 귓속에 이어폰을 끼고 살다 보면 청력을 해치게 된다. 목을 많이 쓰는 직업이다 보니 이비인후과는 내 집처럼 드나들게 된다."

    25년 경력의 성우 안지환(49)씨가 자전 에세이집 '마부작침'을 냈다. 인생 이야기를 비롯해 베테랑 성우가 되기까지의 과정, 성우가 되기 위한 조건, 방송에서 못다한 말 등을 담은 책이다.

    어린 시절 배우를 꿈꾼 그가 성우의 길로 접어든 것은 우연이었다. '성우 일이 점잖아 보인다'는 어머니 권유로 1992년 MBC 성우시험에 응모, 합격했다.

    나중에 그 시험이 MBC 자회사인 방송문화원의 성우과정이었음을 알았다. 이후 1993년 MBC 성우공채로 정식 입사했으나, 당시 치킨집 아르바이트를 하며 주머니에 쥐약을 넣고 다녔다. '배우가 되지 못하면 죽어버리겠다'는 오랜 열망때문이다. 전속 성우가 된 뒤에도 탤런트 공채에 4차례 도전하기도 했다. 지금은 모든 사람들이 친근하게 받아들이는 목소리이지만, 초보 성우 시절 가늘고 여린 목소리 때문에 굵직한 배역을 따내지 못해 고심을 거듭했다.

    성우를 하기에는 부적합한 평범한 목소리였다. 이 때 3차례나 피를 토해가며 목을 갈았다. 득음을 위해, 자기만의 목소리를 찾기 위해 자신의 음색을 3번이나 바꾸며 목소리를 만들었다.

    "녹음기를 켤 시간이 있다면 차라리 거울을 보라고 권하고 싶다. 성우는 연기자다. 연기자라면 당연히 상황에 맞는 표정 연기를 할 수 있어야 한다. 찡그린 표정을 지으면서 즐거운 감정을 목소리로 연기할 수 있을까? 어림없다."

    성우의 전통 영역에서 벗어나 라디오 진행자에서 TV프로그램 MC로까지 진화하기 위해 부단히 애썼다. 결국 불교방송 '안지환의 생방송, 사람IN', TBS '이성미 안지환의 9595쇼', SBS '안지환 김지선의 세상을 만나자' '안지환의 블랙박스로 본 세상' 등 자신의 이름이 들어간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MBC 뉴스데스크 '헤드라인뉴스' 성우를 3년 반 했고, 이를 계기로 '전천후' 성우 타이틀을 얻었다. 또 배우로서의 오랜 꿈을 포기하지 않고 뮤지컬 '헤어스프레이' 오디션에 도전, 조연 '에드나' 배역을 따내기도 했다.

    안씨는 "성우의 활동영역이 줄어든 것처럼 보인다는 일반인 편견을 넘어 성우 활동 범위는 휠씬 넓으며 지속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232쪽, 1만3800원, 코스모스
    • Copyrights ⓒ '한국언론 뉴스허브'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전 기사 다음 기사
    기사 목록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