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레터] 신종 학문의 출현

    입력 : 2018.04.20 23:07

    이한수 Books팀장
    이한수 Books팀장
    아이돌 연구가 본격 학문 영역에 들어온 느낌입니다. 이번 주 '내 책을 말한다' 코너에 소개한 '아이돌을 인문하다' 말고도 아이돌 연구서가 속속 나오고 있습니다.

    'BTS 예술혁명'(파레시아)은 보이그룹 방탄소년단(BTS)이 전 지구적 규모의 근원적 변혁을 이끌고 있다고 진단합니다. 영국 옥스퍼드대학에서 미학을 전공한 저자는 아이돌과 팬이 함께 만드는 '방탄 현상'을 새로운 예술 형식이라고 말합니다. 발터 벤야민과 질 들뢰즈의 미학을 원용하면서 진지하게 분석합니다. 몇 달 전엔 'BTS를 철학하다'(비밀신서)라는 책도 나왔습니다.

    이를 '아이돌로지(Idology)'라고 부를 수 있겠습니다. '아이돌학(學)'이란 뜻으로요. 아, 그런데 인터넷을 검색하니 이미 '아이돌로지'란 웹진이 있네요. 근대 이후 처음으로 한국발(發) 학문인 '아이돌학'을 수출할 수도 있을 듯합니다.

    'BTS 예술혁명'(왼쪽), 'BTS를 철학하다'
    한국에서 나타나는 우울하고 한심한 현상을 연구하는 신종 학문도 생길 수 있겠습니다. 최근 뉴욕타임스는 항공회사 회장 딸의 문제적 행태를 우리 발음 그대로 'gapjil(갑질)'이라 보도했더군요. 부조리한 사회의 심리와 배경을 심도 있게 연구하는 '갑질로지(Gapjilogy)'도 수출 학문 대열에 낄 수 있겠습니다.

    또 유력한 학문이 있습니다. 이번엔 '댓글노믹스'라 부를까요? 인터넷 댓글을 조작하는 기술을 부려 공직을 요구하고 권력과 이익을 탐하는 정치·경제 현상을 연구하는 학문입니다.

    요즘 한국 사회, 과연 연구 대상입니다.


    이전 기사 다음 기사
    기사 목록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