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장의 삶이 머문 곳에서 '나'를 찾았다

    입력 : 2018.04.20 23:08

    '니체, 알프스에서 만난 차라투스트라'
    니체, 알프스에서 만난 차라투스트라|이진우 지음|아르테|352쪽|1만8800원

    "삶이라는 것은 심연 위에 걸쳐 있는 밧줄과 같다. 건너가는 것도 힘들고, 돌아서는 것도 힘들고, 멈춰 서 있는 것도 힘들다." 니체가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에 쓴 이 유명한 문장은 지금도 많은 이들에게 큰 떨림과 충격을 준다. 신(神)이 유일 가치였던 중세적 삶이 사실은 끝나 버렸음을 알아챘던 이 사상가는 그러나 얼마 못 가 스스로를 저 암연 속으로 던져 넣어 버린다.

    1889년 1월 니체가 토리노의 어느 광장에서 광기를 폭발시킨 뒤 긴 침묵에 들어가기 전 10년간, 작렬했던 정신의 여정을 따라간 저서다. 니체는 알프스와 지중해 일대를 오가며 자신의 정신을 고양시켰다. 스위스 바젤에서 시작해, 알프스의 작은 마을들을 지나 베네치아와 니스로 이어진다. 텍스트와 알프스·지중해의 풍광을 겹쳐 보여주는 내공은 오랜 시간 니체를 연구해온 저자만이 줄 수 있는 미덕.

    니체의 육체와 정신이 거쳐 간 곳들을 따라가던 어느 순간, 니체의 문장과 저자의 글이 구분되지 않는 지점에서 책읽기와 여행, 그리고 삶이 다르지 않았음을 문득 깨닫게 된다. 그 높아진 정신의 한순간을 맛보는 것이야말로 이 책의 효용이 아닐까. 저자 역시 "니체의 삶이 지나간 길과 니체의 사상이 태어난 길을 통해 나 자신을 찾는 길이었다"고 밝히고 있다.

    '내 인생의 거장을 만나는 특별한 여행'을 모토로 내건 '클래식 클라우드' 시리즈 첫 작품으로, 셰익스피어, 클림트에 관한 책들과 함께 출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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