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끄러워야 제맛? ‘바삭’ 소리가 큰 감자칩이 15% 더 맛있다

  • 디지털편집국 문화부

    입력 : 2018.05.04 06:00

    왜 맛있을까
    찰스 스펜스 지음 | 윤신영 옮김 | 어크로스 | 416쪽 | 1만6800원

    “프링글스 감자칩을 씹을 때, 소리를 증폭하는 것만으로 소리가 없을 때보다 15% 더 바삭거리고 신선한 느낌을 줄 수 있습니다… 시끄러울 때 더 맛있을 겁니다.”

    얼핏 속임수같이 들리는 이 이야기는 감각과학과 소비자 심리학의 탄탄한 연구와 과학적 데이터로 증명된 사실이다. 찰스 스펜스는 이 개념에 착안해 간을 적게 하거나 맛이 부족한 음식에 소리로 맛을 더하는 ‘음향 양념’을 개발했다. 2007년에는 감자칩의 ‘바삭’ 소리의 비밀을 과학적으로 증명해 ‘괴짜 과학자의 노벨상’이라고 불리는 이그노벨상을 받기도 했다.

    그는 소리뿐 아니라 음식에 핑크빛 조명을 비춰 더 달게 느껴지게 하거나, 음식의 국적에 맞는 음악을 들려주는 방식으로 개성과 맛을 증진할 수 있다는 사실을 과학적으로 입증했다. 또 접시 위의 채소가 시계방향으로 몇도 기울어야 맛있어 보이는지 알기 위해 온라인으로 사람들의 참여를 유도하고 실험해 결과를 도출해냈다.

    미슐랭 셰프들의 ‘구루’, 글로벌 요식업계의 ‘멘토’로 불리는 옥스퍼드 대학의 심리학자 찰스 스펜스는 ‘왜 맛있을까’에서 우리가 음식을 먹고 마시는 동안에 일어나는 과학적, 심리학적 발견들을 유쾌하게 밝혀낸다. 책의 원제 ‘가스트로피직스(Gastrophysics)’는 미식학(Gastronomy)과 물리학(Physics)의 합성어로, 저자가 인지과학과 뇌과학, 심리학, 디자인, 마케팅 분야를 융합해 창안한 새로운 지식분야다. 그는 ‘음악으로 맛을 바꿀 수 있다’는 내용처럼 상식을 깨는 발견을 비롯해 음식의 색깔, 냄새, 소리, 식기의 무게와 질감, 레스토랑의 음악부터 셰프의 플레이팅까지, 맛과 음식의 세계에 숨은 비밀을 탐구한다.

    “경쾌한 음악은 단맛을, 고음의 음악은 신맛을, 신나는 음악은 짠맛을, 부드러운 음악은 쓴맛을 더 잘 느끼게 합니다. 반면 시끄러운 소리는 단맛을 덜 느끼게 만들죠.” “자꾸 손이 가 원망스러운 간식은 빨간 그릇에 담아 두세요. 빨간색에 대한 회피 본능이 있어 손이 덜 갈 겁니다.” 찰스 스펜스는 우리가 흔히 느낌 혹은 직관이라고 표현하는 것들에 사실 정교한 심리적, 감각적 ‘설계’가 숨어있다고 말한다.

    그의 창의적이고 기발한 아이디어는 현재 가장 앞서가는 요식업계의 트렌드로 자리매김했다. 미슐랭 3스타 페란 아드리아, 헤스턴 블루멘탈 등 스타 셰프들은 그와 함께 오감 만족의 메뉴와 식당 환경을 조성하고 있고 유니레버, P&G, 네슬레, 하겐다즈, 스타벅스 등을 비롯한 포천 500대 요식업계들은 감각과 인간 심리에 기반을 둔 식품 연구 개발로 획기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이전 기사 다음 기사
    기사 목록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