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고통과 사랑을 담은 선물

    입력 : 2018.05.04 22:59

    '빨강 모자를 쓴 아이들'
    빨강 모자를 쓴 아이들|김은상 소설|멘토프레스|245쪽|1만2800원

    "남편을 살해했습니다. … 살해를 잘못 발음해서 사랑을 말하는 실어증 환자처럼, 매일매일 나를 살해하며 살아왔습니다."

    저자의 자전적 소설. 일곱 자녀를 둔 늙은 아버지와 어머니가 번갈아 진술하는 2인 화법을 써 폭력과 가난의 가정사를 문학화한다. 저자는 "(소설을 쓰기 위해) 인터뷰하는 동안 어머니는 울지 않은 날이 없었다"고 고백하고 있다.

    지독히 가부장적인 아버지와 가엾고 헌신적인 어머니의 서사가 굵직한 줄기다. 제목의 빨강 모자는 고통받던 어머니가 어린 아들을 때리고 난 뒤 후회와 사과의 뜻으로 사준 선물이었다. 그러나 그 아이는 사고로 죽고 만다. 상처로 시작해 화해의 양상으로 나아가는 아이와 부모의 시간을 다큐멘터리처럼 보여주면서 소설은 구원의 결말을 완성해간다.

    신파적 어조가 자칫 버거울 수 있으나, 이런 목소리도 있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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