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쿠타카와상으로 이어진 동일본 대지진, 누마타 '영리'

  • 뉴시스

    입력 : 2018.05.05 16:41

    '영리'
    일본 작가 누마타 신스케(39·沼田?佑)의 소설 '영리'(影裏; 그림자의 뒤편)가 번역·출간됐다.

    홋카이도 오타루(小樽) 출신인 누마타는 세이난가쿠인대학교 상학부를 졸업한 후 후쿠오카에서 학원강사를 하면서 작품을 써왔다.

    소설 '영리'로 지난해 5월 '분가쿠카이' 신인상을 수상하며 문단에 데뷔했다. 그로부터 두 달도 지나지 않아 이 작품으로 일본 최고 권위 문학상인 아쿠타가와 상까지 받았다.

    '영리'는 번갯불이 봄바람을 벤다는 뜻의 전광영리참춘풍(電光影裏斬春風), 즉 '인생은 찰나이지만 사람의 영혼은 영원히 사라지지 않는다'에서 발췌한 것이다.이 말을 책 제명으로 결정한 이유에 대해 "'그림자(影)'와 '이면(裏)'이라는 글자가 가진, 무엇인가에 가려져 있는 이미지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2011년 3월 11일 동일본 대지진을 전후로 삶이 변화된 두 남자의 이야기다. 피할 수 없는 대재앙을 통해 인간의 이면을 그려냈다.

    현재 소설의 배경이 되는 곳에 살고 있는 작가는 "재해가 일어났던 지역에 살고 있는 소설가로서, 한 번은 이 소재를 내 안에 두고 써야 한다는 마음이 있었다"고 집필 동기를 밝히기도 했다.

    작품은 크게 3장으로 구성됐다. 1장에서는 이와테(岩手)로 전근 온 '나'가 그곳에서 '히아사'라는 인물을 만난다. 함께 낚시를 가며 그의 면면을 발견해나가고, 새로운 거주지에서 유일하게 마음을 터놓는 사이가 된다.

    2장에는 전근을 오기 전에 헤어진 옛 연인과의 통화, 퇴사한 히아사와 재회하고 낚시를 가는 모습 등을 통해 '나'의 또 다른 모습이 그려진다.

    3장에서 '나'는 동일본대지진 이후 행방불명 상태인 히아사를 찾아 나선다. 행방을 찾다가 그의 또 다른 모습들을 발견하게 된다.

    2001년부터 아쿠타가와상을 심사해온 소설가 다카기 노부코(72)는 "좋은 감각에 탄복하며 이끌려 들어가 읽는 사이에, 아름다운 이와테 현 땅 속 깊은 곳에 내포된 불길한 진동이 서서히 표면화되기 시작한다"고 평했다.

    "그것은 히아사에게 일어난 이변의 형태로 나타난다. 무엇인가가 계기가 되어 표층의 꺼풀이 벗겨지고 사악한 내면이 드러나는 것은 대자연이든 인간이든 매한가지라, 도호쿠 지방에서 일어난 동일본 대지진은 이렇게 인간 내부의 붕괴와 호응시켜 글로 쓰일 운명이었다."

    옮긴이 손정임씨는 "사회적 약자에 대한 주제는 현대 사회에서 중요하게 다뤄지며, 2011년 3월11일에 발생한 동일본 대지진은 일본 사회를 크게 변화시키는 변곡점이 되었다. 이 소설은 현재 진행 중인 주제에 대한 대답을 주기보다, 읽는 이가 더 많은 생각을 하며 답을 찾기를 권한다"고 말했다. 100쪽, 1만1800원, 해냄출판사
    • Copyrights ⓒ '한국언론 뉴스허브'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전 기사 다음 기사
    기사 목록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