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순·전아리 本審 후보 올라

    입력 : 2018.05.07 03:00

    2018 동인문학상 4월 독회

    박찬순, 전아리 작가 사진

    동인문학상 심사위원회(김화영·김인환·오정희·정과리·구효서)는 최근 다섯 번째 월례 독회를 통해 박찬순(72) 소설집 '암스테르담행 완행열차'(강)와 전아리(32) 소설집 '옆집 아이는 울지 않는다'(문학과지성사)를 본심 후보에 올렸다.

    박찬순과 전아리는 40년 나이 차이 못지않게 등단 과정과 작품 세계가 판이하다. 박찬순은 2006년 예순 살에 조선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늦깎이 작가. 화제의 인물에 그치지 않고 원숙한 글을 계속 써서 세 번째 소설집까지 냈다. 전아리는 10대 시절 여러 청소년문학상을 휩쓸어 일찍 주목을 받았다. 2008년 스물두 살에 제3회 디지털작가상을 받으며 조기(早期) 등단해 지금껏 10여권의 소설책을 냈다. 박찬순이 연세대 영문과, 전아리가 철학과를 나왔다는 게 유일한 공통분모다. 심사위원회는 "박찬순과 전아리의 작품 세계는 매우 대조적"이라며 "박찬순 소설이 오래 축적된 교양을 우아하게 펼친 것이라면 전아리 소설은 비루한 사회를 엽기적으로 다뤄 충격을 줬다"고 비교했다.

    박찬순은 평소 음미한 문학과 음악·영화를 작품 곳곳에 반영했다. '사람의 목소리를 가장 많이 닮은 악기'라는 비올라 다 감바를 예찬하거나 '우리가 보는 외부 세계는 우리 내부의 투영'이란 외국 시인의 말을 인용하는 식이다. 한 심사위원은 "박찬순은 문학을 문학답게 만들고자 애를 쓰면서 문학의 본질에 대한 그리움을 허전한 형상으로 남겨놓는다"고 했고, 다른 심사위원은 "문학의 위상이 낮아진 시대에 보기 드물게 문학 취향을 드높인 작가"라고 호평했다. 하지만 "지나치게 교양을 풀어놓거나 인용한다" 라고 했다. 한 심사위원은 "수록작 중에선 현학과 지식이 가장 적은 단편 '재의 축제'가 가장 뛰어나다"며 아쉬워 했다.

    전아리 소설집은 주로 사회의 음울한 이면(裏面)을 다룬 단편들을 모았다. 작품에 따라 뱀과 개, 잉어가 제각각 등장하고 그것을 잡아먹는 인간을 통해 소외 계층의 삶을 기괴하게 그려냈다. 한 심사위원은 "언어는 굉장히 개인적이지만 전부 사회적 의미를 지니고 있어 설화적인 느낌을 준다"고 평했다. 다른 심사위원은 "장판을 깔아놓고 리스를 바르면 윤이 나는 것처럼 선명한 묘사력이 대단하다"고 감탄했다. 다른 심사위원도 "상황을 장악하고 극적 긴장을 끝까지 밀고 가서 개연성을 필연성으로 바꾸면서 독자가 잘 모르는 현실을 생각하게 한다"고 호평했다. 그러나 심사위원들은 "아직 더 다듬을 데가 있는 작가"라며 신중해했다. 한 심사위원은 "작가가 삶을 미처 겪어보기도 전에 글쓰기를 많이 한 듯 필력에 비해 설득력이 부족할 때가 많다"며 "작가는 설화성(說話性)을 제시하지만 인과 관계가 부족해 독자가 납득하기 어려울 때가 있다"고 지적했다.

    심사위원회는 지난해 12월부터 매달 독회를 열어 최시한·심상대·배수아·전경린·김숨·정한아·김가경·김혜진·박솔뫼·최은미를 본심에 올렸다. 7월까지 독회를 열어 후보 작가를 추가한 뒤 본심에서 최종심 후보 4~5명을 고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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