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구헌날 노력만 하고, 커서 뭐가 되려고 그러니

  • 디지털편집국 문화부

    입력 : 2018.05.09 06:00

    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했다
    하완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88쪽 | 1만5000원

    “단, ‘열심히’의 논리 때문에 내 시간과 열정을 부당하게 착취당하고 싶지 않을 뿐이다.”

    우리는 태어난 이상 열심히 살아야 한다. 좋은 대학에 가야 하고, 좋은 직장에 가야 하고, 좋은 사람을 만나서 결혼하고 아이를 낳아야 비로소로 진정한 어른이 된다. 보험과 저축, 적금, 집, 차도 어느 정도 나이가 되면 챙겨야 한다. 과연 이런 인생 매뉴얼은 누가, 언제 만들었을까? 이 매뉴얼대로 살지 않는다면 그건 실패한 인생인 걸까?

    직장인이었던 하완은 굴곡진 인생을 열심히도 살았다. 대입 4수와 3년간 득도의 시간, 회사원과 일러스트레이터의 투잡 생활까지. 하지만 그동안의 인생 대부분은 인생 매뉴얼의 눈치를 보며 살아온 것이었다. 그래서 마흔이 된 해 '남'의 인생이 아닌 '나'의 인생을 살기 위해 회사를 그만두었다. 지금이야말로 인생이라는 질문에 성심성의껏 답을 찾아야 할 때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는 인생을 건 그의 실험에 대한 담담하고 진지한 고민을 책에 담았다. 자신의 인생 이야기에 그림을 더해 웃픈(웃지 못할) 현실을 재치 있게 보여준다. 특히 자신을 시종일관 팬티 차림의 시원한 모습으로 그림으로써, 고민을 훌훌 던져버리고 자신만의 가치관과 방향성을 찾겠다는 득도의 자세를 보여준다.

    모두가 열심히 사는 세상에서 열심히 않겠다니, 황당한 소리처럼 들릴 수도 있다. 저자는 열심히 사는 사람들을 모욕하고 싶은 마음이 아니라 자신에게 기회를 주고 싶었다고 설명한다. 다르게 살아볼 기회를. “한 번쯤은 이렇게 살아보고 싶었다. 애쓰지 않고 흘러가는 대로. 어디로 흘러가는지 모르지만, 즐거운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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