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함께 기뻐하기를’…라디오 작가가 쓴 우리 사는 이야기

  • 디지털편집국 문화부

    입력 : 2018.05.11 06:00

    그럴 리는 없겠지만, 그럴 수도 있겠지만
    류진희 지음 | 헤이북스 | 21세기북스 ㅣ296쪽 | 1만3800원

    “‘성격도 좋고 언제나 밝은 모습으로 생활하는 ○○이가 3학년에 올라와 학업 성적은 기대만 못 하네요. 2학기엔 분발하여 잘할 수 있도록 격려해주세요.’ 그러자 학생의 아버지가 교사에게 써서 보낸 아주 ‘쿨’한 답장. ‘학교생활이 밝고 건전하면 됐죠, 뭐.’” - ‘그럼 됐지, 뭐’ 중에서

    ‘남들 사는 이야기’가 나의 숨통을 트여줄 때가 있다. 때로는 부러움과 질투로 다가와 나를 뒤흔들어 놓기도 하지만, 팍팍한 일상에 갇혀 있는 우리에게 세상을 구경시켜주는 작은 창문이 되기도 한다.

    남들 사는 이야기와 내가 사는 이야기가 오가는 곳, 바로 라디오 현장에서 작가로 20년간 일해온 류진희 작가가 수많은 사람과 청취자들의 사연을 통해 배운 삶의 지혜들을 모은 ‘그럴 리는 없겠지만, 그럴 수도 있겠지만’을 내놨다. 키득거리며, 끄덕거리며, 무릎을 치며, 울컥거리며… 위로와 희망, 용기의 메시지가 되어주는 우리의 이야기는 삶이 답답하고 뒤처진 것 같아 비상구를 찾지만 결국 자신의 미로에 갇혀 헤매었던 것임을 깨닫게 해준다.

    밥을 먹듯 매일 방송 원고를 쓰는 베테랑 작가지만, 어느 날은 몇 시간째 단 한 줄도 써지지 않아 커서만 깜박이는 노트북 화면에서 펑펑 울고, 또 어느 날은 스트레스성 만성두통에 시달린다. 그런데도 여전히 그 일을 계속하는 이유는 ‘우리의 이야기’가 너무나 즐겁기 때문이라고.

    178편의 이야기는 10개의 키워드 주제별로 나뉘어 구성됐다. 이 가운데엔 작가가 경험한 에피소드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도 있다. ‘사랑’이라는 주제에서는 20대 중반의 막내 작가 C와의 일화를 끄집어냈다. 사랑의 4단계 중 2단계에 접어들었다는 막내 작가는 4단계 너머의 사랑을 궁금해 한다. 류 작가는 이렇게 답한다. “얘야 벌써 궁금해하지 말거라. 허상 뒤에는 환멸이란 그림자가 존재한다 하였으니, 사랑을 사랑이라 부르지 못하고 용서와 인내와 눈물로 부르는 단계가 찾아오리라.” 오늘 당장 열 배쯤 더 행복해 질리는 없겠지만, 또 내일이 오늘보다 더 힘들 수도 있겠지만 우리 결국엔 함께 기뻐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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