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춤법蟲' 이라도 좋아… 나는 행복한 단어狂

    입력 : 2018.05.19 00:09

    '뉴욕은 교열중'
    뉴욕은 교열중|메리 노리스 지음|김영준 옮김|마음산책|280쪽|1만5000원

    '단어광들을 위한 순결한 포르노'. 이 책에 대한 '워싱턴포스트' 평이다. 소셜 네트워크 발달로 인류는 어느 때보다 더 문자를 많이 사용하고 있지만, 맞춤법 정확한 사람은 의외로 드물다. 틀린 맞춤법을 지적하면 '맞춤법충(蟲)'이라는 비아냥이 쏟아지는 한없이 가벼운 글의 시대, 1993년부터 미국 대표 주간지 '뉴요커' 책임 교열자를 맡고 있는 메리 노리스(66)의 이 책은 그래서 더 묵직하게 빛난다.

    구두점에 예민해 '콤마 퀸(Comma Queen)' 별칭까지 얻은 노리스는 말한다. '정말로 위대한 작가들은 편집 과정을 즐긴다. 출간 전에 글을 읽히는 목적은 일반 독자에게 미칠 영향을 시험해 보는 것이다. 외출할 때 칼라 뒤편의 태그가 튀어나와 있기를 바라는 사람은 없다.'(52쪽)

    벽에 붙어 있는 교정지를 보고 있는 '뉴요커' 책임 교열자 메리 노리스.
    벽에 붙어 있는 교정지를 보고 있는 '뉴요커' 책임 교열자 메리 노리스. /마음산책
    노리스는 우유 배달원, 은행 타자원 등을 전전하다 1978년 '뉴요커' 편집부원으로 입사했다. 40년 베테랑 교열자이지만 컴퓨터 맞춤법 검사 기능을 해제하지 않는다. "그건 오만일 테니까." 다만 "스마트폰 자동 교정 기능은 없으면 좋겠다"면서 "'잘 자요'를 독일어(Gute Nacht)로 입력하니 'Cute Nachos(귀여운 나초)'로 바꾸더라"며 툴툴댄다. 맞춤법 문제를 넘어서 AI 시대에도 왜 인간의 손길이 필요한지에 대한 답을 주는 책. 아날로그를 사랑하는 모든 이에게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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