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고생 딸이 갑자기 사라졌다, 후카마치 아키오 '갈증'

  • 뉴시스

    입력 : 2018.05.25 10:02

    '갈증', 책
    일본 작가 후카마치 아키오(43)의 소설 '갈증'이 번역·출간됐다. 삶의 고독과 증오에 휩싸인 인간의 절망을 그린 작품이다.

    아내의 불륜 상대를 폭행하고 경찰을 퇴직한 후지시마 아키히로는 경비 회사에 근무 중이다. 어느 날 헤어진 아내의 전화를 받는데, 딸 가나코가 집에 돌아오지 않는다고 한다.

    겉으로 보기엔 나무랄 것 없었던 가족의 일상은 가나코 실종 사건으로 뒤집어진다. 가나코의 방을 뒤지던 후지시마는 여고생이 잠깐 즐기는 기분으로 소유할 양이 아닌 다량의 각성제를 찾아낸다.

    후지시마는 딸에게 자신이 알지 못하는 세계가 있다는 걸 조금씩 깨닫는다. 불량 서클에 관련된 아이들, 위험한 조직원들을 상대로 몸을 내던지며 반드시 딸을 되찾겠다는 의지를 불태운다.가나코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소설 속 인물들은 파렴치하고 지저분한 인간 본성을 드러낸다. 상처를 보듬어 주려는 사람도 없고, 상처 입은 사람을 위로해 줄 여력도 없는 잔인한 현실을 날것 그대로 내보인다.

    "사진은 둘 사이를 추량하기에 충분했다. 아마도 연인 사이였을 것이다. 어느 사진보다도 가나코가 아름답고 사랑스러웠다. 후지시마는 한참이나 그 사진을 바라보았다. 이윽고 오가타라는 소년에 대해 어이없는 질투심 같은 것이 가슴속에서 솟구쳐 올랐다."

    "가나코의 사진을 한 장 한 장 바라본다. 인화지를 한 손에 든 채 몽롱해져 가는 그의 몸에 여름 이불 한 장이 올려졌다. 긴 하루였다. 그리고 오늘만큼 딸을 직시한 적도 없었다. 이 세상에 그 아이가 태어나서 오늘에 이르기까지 보통의 부모 정도는 아니었지만 아버지로서 그 성장의 중요한 시기를 확인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 어떤 것도 도저히 오늘 하루에는 이르지 못한다."

    아키오는 "나의 청춘은 어두웠다"며 "'갈증'은 그런 과거를 짜증스럽게 되뇌며 썼다. 이는 고독과 증오를 견디지 못하고 질주하는 인간들의 슬픔을 그린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우애와 화합을 버렸기 때문에 심한 거부감을 갖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동시에 이 소설의 세계에 공감할 사람도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자애 가득한 세상을 싫어하기 때문이다. 찬란한 태양을 향해 침을 뱉고 싶은 사람이 나만은 아닐 거라고 굳게 믿기 때문이다." 양억관 옮김, 432쪽, 1만3800원, 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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